2월 CPI 6%, SVB 파산에도 Fed 금리인상 기조 유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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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CPI 6%, SVB 파산에도 Fed 금리인상 기조 유지할 듯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3.15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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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실물경제 탄탄해 금리인상 기조 이어질 것으로 전망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에 비해 0.4%, 1년 전에 비해 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물가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아 인플레이션 억제 필요성이 높지만 실리콘밸리(SVB) 등의 파산에 중앙은행의 강도높은 금리인상이 한몫을 한 만큼 오는 22일 정책결정 회의를 여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판단된다. 증권가는 실물경제가 탄탄해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에 비해 0.5%, 1년 전에 비해 6% 오른 것으로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민에 빠졌다.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후 금융안전성을 유지할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금리인상 폭을 낮출 필요성 또한 커진 탓이다. 미국 소비자가 가게에서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주고 있다.  사진=미국 상무부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에 비해 0.5%, 1년 전에 비해 6% 오른 것으로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민에 빠졌다.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후 금융안전성을 유지할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금리인상 폭을 낮출 필요성 또한 커진 탓이다. 미국 소비자가 가게에서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주고 있다.  사진=미국 상무부

미국 노동부는 2월 CPI가 전달에 비해 0.4%, 1년 전에 비해 6% 올랐다고 14일 발표했다. 전원 대비 상승률은 1월(0.5%)보다 낮고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월(6.4%)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9월의 최고치 9.1%에서 8개월 계속 떨어진 결과이며 2021년 9월(5.4%) 이후 가장 낮다.

2월 CPI 상승은 가중치가 높은 임대료가 70%를 차지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달에 비해 0.5%, 전년 동월에 비해 5.5%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9월의 0.6%에 이어 높은 수치로 1월(0.4)%를 웃돌았다. 근원 CPI는 지난해 9월 6.6%에 최고치에 이른 뒤 5개월 계속 하락했다. 5.5%는 2021년 12월(5.5%) 이후 가장 낮은 것이지만 미국 중앙은행 관리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아 미국의 물가압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7~8일 의회 증언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금리인상 의사를 밝혔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7~8일 의회 증언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금리인상 의사를 밝혔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노동부의 CPI 발표로 공은 Fed로 넘어갔다. 인플레이션 소방수인 Fed는 이달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강도높은 금리인상에도 소득과 고용, 소비지표가 호조세를 보인 탓이다. Fed는 2월1일까지 연속 8차례, 총 4.50%포인트의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4.50~4.75%로 올려놓았다. 1월 CPI가 0.5% 상승한 데 이어 미국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매출이 12월의 1.1% 감소에서 1월 3.0% 증가로 변했고  개인소비지출(PCE) 규모가 12월의 0.1% 감소에서 1월 1.8% 증가로 크게 반전한 영향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2월 비농업 고용이 31만 개 이상 증가하면서 고용시장이 탄탄한것으로 확인됐다. 물가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이 우세했다. 

그런데 22일  FOMC 회의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낮은 0.25%포인트의 소폭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캘리포니아주의 테크 대출전문 은행 실리콘밸리은행(SVB)가 자금조달 실패로 10일 파산하고  뉴욕주의 지역은행 시그니처도 12일 영업중지 폐쇄되면서 금융시장 안정성이 흔들렸다.  SVB 등은 코로나 초기 초저금리 때 예금이 폭발하듯 늘었고 은행 당국이 자금을 미 국채에 과도하게 투자했다. Fed의 연속 금리인상으로 국채 수익률이 폭락하고 SVB의 자산 가치는 크게  줄었다. 이때 예금인출이 쇄도하는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발생해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런 만큼 SVB 도산을 초래하는 데 한몫을 한 연속 금리인상 지속에 대해 Fed는 이번 회의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금리인상 폭을 낮추거나 아예 중단할 것이라는 설이 나돈다.

2008년과 2023년 금융불안 비교. 사진=신한투자증권
2008년과 2023년 금융불안 비교. 사진=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최제민 연구원은 " 2월 미국 물가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면서 "헤드라인 물가는 중고차가격과 에너지가격 하락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해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최제민 연구원은 "다만, 주거비와 항공료 상승 등으로 근원물가와 수퍼코어 서비스물가 중심으로 여전히 더딘 디스인플레이션 기조가 이어지면서 물가의 하방경직성이 관찰됐다"면서 "주거비는 신규임대료의 하락세를 감안하면 수개월내 시차를 두고 상승세가 둔화되고 견조한 고용과 소비와 연광성이 높은 수퍼코어 서비스물가 둔화세는 다소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SVB 사태로 금융여건 악화를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SVB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 되지 않는다면 Fed의 금리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김찬희 책임연구원과 하건형 연구원은 "금융 불안으로 통화 긴축의 전환 가능성을 기대하는 금융시장과 달리 역대 긴축 기조 전환은 실물경제 둔화가 동반돼야 이뤄졌다"면서  "지난해 상반기 2분기 연속으로 전기대비 역성장하면서 미국경제가 기술적 침체에 빠졌으나 하반기에는 평균 3.0% 성장해 회복 경로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김찬희 책임연구원은  "유동성 위험으로 대변된 금융 불안은 고용시장이 견고할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됐다"면서 "과거 금융 불안에도 견고한 실물 경기를 고려 시 단순히 금융 불안으로 긴축 경로 조정은 부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못박았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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