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CATL의 코발트 없는 배터리 사용 협상...배터리 업계 지각변동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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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CATL의 코발트 없는 배터리 사용 협상...배터리 업계 지각변동 오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2.21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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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불단행이다"

글로벌 코발트 업계에 새로운 복병이 등장했다. 생산 증가에 따른 재고누적과 가격하락으로 몸살을 앓아온 코발트 생산 광산업계에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 등장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바로 테슬라와 중국 배터리 생산업체 CATL간 협상 소식이다.

테슬라의 결정은  세계 배터리 시장, 특히 중국 시장에서 니켈코발트망간(NCM)배터리를 밀어내는 효과를 낳을 수 있고,  코발트와 니켈 수요에 잠재적 악재가 될 수 있으며 이를 생산하는 스위스 글렌코어, 브라질 발레 등 광산업체들에게도 악재가 될 수 있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로 쓰이는 금속 가운데 가장 값이 비싼에서 코발트가 포함되지 않은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국 상하이의 기가팩토리 전기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아동노동력 착취, 부정부패 등으로 유명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생산된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과거보다 코발트를 덜 쓰고 있다.

테슬라 상하이 기가 팩토리에서 근로자들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클린테크니아
테슬라 상하이 기가 팩토리에서 근로자들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클린테크니아

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가장 비싼 금속 중 하나인 코발트가 포함되지 않은 CATL의 배터리를 중국 상하이의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사용하기 위해 협의를 진전시키고 있다고 로이터가 지난 18일 이 문제를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 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기차 회사가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 밀도가 낮으나 값이 싼 LFP배터리를 라인업에 포함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FP배터리는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배터리다.테슬라 모델3에 탑재할 것으로 알려진 LFP배터리는 중국 CATL이 만든다. 반면 한국은 LFP배터리보다 비싸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테슬라는 기존 배터리보다 가격이 훨씬 싼 LFP 배터리를 적용하기 위해 1년 넘게 중국 제조사와 협의해 왔다고 내부 관계자가 밝혔다. 테슬라와 CATL는 이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전기차 제조업체는 보통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또는 니켈망간코발트(NCM) 배터리를 사용한다. 이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기 때문으로 이는 전기차가 한 번의 충전으로 얼마나 멀리 주행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CATL은 소위 셀-투-팩 기술을 적용해 연구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어느 정도까지 LFP 배터리를 사용할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현재 사용 중인 NCA 배터리 사용을 중단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새로 건설된 20억 달러 규모의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3 자동차 생산을 늘리고 독일 BMW나 다임러 등 기존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내리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부터 이 공장에서 자동차를 출고하기 시작해 수입차 운송비용과 관세를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공장에서 모델3를 생산하기 위해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론머스크. 사진=일론머스크뉴스
일론머스크. 사진=일론머스크뉴스

LFP 배터리의 사용은 지난 2018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t당 3만3500달러에 이르는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을 이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테슬라는 미래 배터리 전략과 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오는 4월 배터리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공표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충격과 지난해보다 일찍 시작된 설 연휴로 인해 지난 1월 중국에서의 신에너지차 판매는 5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슬라의 결정이 세계 배터리 시장, 특히 중국 시장에서 NCM배터리를 밀어내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인 차이나 몰리브덴과 화유코발트 주가가 지난 20일 8%와 10% 이상 하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FT는 글로벌 원자재 업체인 스위스의 글렌코어와 브라질 발레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결정이 코발트와 니켈 수요에 잠재적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했다. 전기차에서 LFP 배터리가 사용되는 비중이 10% 증가하면 2025년 코발트 수요는 1만8000t, 니켈 수요는 4000t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테슬라의 결정에 광산업계가 요동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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