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피보다 진하다". 업계 1위의 식자재와 급식업체인 범LG 계열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의 오너일가 간 '배당 전쟁'에서 막내 구지은 부회장이 완승을 거두면서 나오는 말이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요구한 2966억 원 배당안 대신 회사 측이 제안한 30억 원의 배당금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아워홈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창립자 고(故) 구자학 회장의 1남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분 38.6%를 갖고 있으며 구지은 부회장과 장녀 미현·명진 세 자매의 합산 지분이 59.6%다.막내 구지은 부회장 20.67%, 장녀 구미현 씨 20.06%(자녀지분 포함), 차녀 구명진 씨 19.60% 등이다.구본성 전 부회장은 2021년 6월 여동생 3명과 벌인 경영권 분쟁에서 패배해 해임됐다.
아워홈은 4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배당총액과 관련해 2966억 원, 456억 원, 30억 원 등 세 가지 배당안 중 회사 측이 제안한 30억 원 배당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오너가 장녀인 구미현씨는 주총에서 본인이 제안한 456억 원 배당안을 철회하고 회사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구지은 부회장 외의 오너 일가들은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아워홈은 지난해 순이익 250억 원 중 일부로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최대 주주이자 오너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배당총액으로 2966억 원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아워홈 순이익의 10배를 각각 넘는 액수였다. 각에선 두 안건이 의결될 경우 경영상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워홈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021년 기준 224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지난해 순이익을 더해도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배당총액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워홈 노조 조합원 10여명은 이날 주총이 열리기 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오너 일가를 겨냥해 "막장 배당 요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액 1조8354억 원 영업이익 537억 원을 달성했다. 2021년에는 매출액 1조6010억 원, 영업이익 317억 6400만 원을 달성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