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진흥회 다음달 원유가격 협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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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진흥회 다음달 원유가격 협상 시작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5.1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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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美 30% 오를 때 韓 6%...올해는 10% 이상 인상 압력

사료값 폭등에 우유 원유(原乳)와 우유제품 가격 급등이 예상된다.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단체인 낙농진흥회는 다음달 가격 협상에 들어간다. 업계 안팎에선 사료비 급등 여파로 가격 상승폭이 10% 이상은 돼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수입 조사료에 대한 할당관세 물량을 대폭 늘리는 등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한 대형 백화점 우유코너에서 직원이 우유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서울 여의도의 한 대형 백화점 우유코너에서 직원이 우유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달 말 통계청이 발표하는 '2022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새로운 원유 가격 결정을 위한 협상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낙농진흥회는 젖소를 키우는 낙농가와 우유 제품을 만드는 유업계 간 협의체다. 5월 말 통계청이 생산비를 발표하면 협상을 거쳐 8월부터 새 가격을 적용한다.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원유 기본가격을 리터당 49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11월3일 이사회를 열고 원유 가격을 L당 947원에서 999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우유 품질에 따라 농가에 주는 인센티브를 감안해 유업체들이 낙농가에 지급하는 원유 가격은 지난 3월 기준 리터(L)에 1164원이다. 올해 생산비 증가분을 반영하면 원유 가격은 L당 1300원을 넘어설 수 있다. 인건비, 운송비 상승분까지 합치면 L당 3000원 수준인 우유 소비자 가격이 10% 이상 오를 수 있다.

우유수급통계. 사진=한국낙농진흥회
우유수급통계. 사진=한국낙농진흥회

원윳값 인상에 따라 식품업계의 재료값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통 우유 소비자 가격은 원윳값 인상분의 10배가 적용되는데, 이에 따라 우유 소비자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우유를 뜻하는 밀크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밀크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 시장은 소비보다 생산이 더 많아 우윳값이 내려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가격은 결코 내리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비 변동이 가격에 즉각 반영되는 미국과 유럽은 지난해 원유 가격이 30% 넘게 올랐다"면서 "연 단위로 가격을 정하는 한국은 그 여파가 1년 늦게 찾아오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낙농진흥회 사업예산 집행 모식도. 사진=낙농진흥회
낙농진흥회 사업예산 집행 모식도. 사진=낙농진흥회

업계에선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이 가격 상승폭을 줄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생산비 증감에만 연동된 원유 가격 결정 체계를 수요도 반영할 수 있게 바꿨다. 원유가격 연동제는 매년 우유 생산비를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이 4% 이상일 경우 그 해 원유가격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로 실제 소비 감소분은 반영하지 않고 생산자의 생산비만 고려됐다. 즉 생산비 변동만 반영해 증가분의 90~110% 내에서 가격 인상폭을 결정했다.

차등가격제는 수요 감소에 따른 유업체의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로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구분하고 음용유는 현재 수준의 가격으로, 가공유는 더 낮은 가격에 유업체에 공급하는 방안이다. 차등가격제 시행으로 올해엔 우유 수요 증가나 감소폭이 전년 대비 1.7% 이내면 60~90%, 감소폭이 1.7%를 넘으면 -30~70%, 증가폭이 1.7%를 넘으면 80~120% 사이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구간을 세분화했다.

농식품부는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올해 조사료 0% 할당관세 물량을 평년 대비 50만t 많은 130만t으로 늘렸다. 농가의 사료 구매와 관련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저리구매자금(금리 연 1%, 상환기간 5년)도 지원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는 수요 변동이 작아 생산비 증가분의 60~90%만 반영될 전망"이라면서 "기존 제도 대비 상승폭이 2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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