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역대 최고치 경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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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역대 최고치 경신하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5.25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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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경신 가능성 제시...하반기 금 가격밴드 1950~2150달러

국제 금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 사재기에 나서고 있고 글로벌 경기 사이클과 불확실성에 따라 전통의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쏠림현상 때문에 최고가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값 상승은 뉴몬트와 뉴크레스트, 배릭골드 등의 금광 기업은 물론 한국의 LS, 고려아연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재다. 

국제 금가격이 올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하나증권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순금 골드바와 금값 추이를 나타낸 그래픽. 사진=세계금협회
국제 금가격이 올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하나증권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순금 골드바와 금값 추이를 나타낸 그래픽. 사진=세계금협회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25일 원자재 레시피 분석에서 "전통에는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전규연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금 가격 밴드를 온스당 1950~2150달러 수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각) 상품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0.73%(14.40달러) 내린 온스당 1960.10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금값 추이. 하나증권은 올해 하반기 금값이 온스당 1950달러에서 2150달러대에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하나증권
국제 금값 추이. 하나증권은 올해 하반기 금값이 온스당 1950달러에서 2150달러대에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이런 전망의 근거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사재기 현상이며 다른 하나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다.

우선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이후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 연구원은 봤다. 터키, 우즈베키스탄, 인도, 카타르 등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늘어났으며 올해 1분기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는 228t으로 2000년 통계 발표 시작 이후 최대 규모라고 그는 전했다.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매입량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하나증권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매입량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하나증권

러시아 자산 동결로 친러 성향을 가진, 러시아와 경제적 교류가 있는 신흥국들의 금 보유 유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 연구원은 판단했다. 러시아는 탈달러화 정책에 따라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을 꾸준히 늘리는 한편, 골드바 구매시 붙는 부가가치세 20% 폐지하는 한편, 20그램짜리 골드바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대미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금 매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전쟁 이후 중국의 미국채 보유 잔액 감소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고, 위안화 결제액이 급격히 증가하는 점으로 미뤄 미국과 벌이는 통화패권전쟁 차원에서 금 보유량을 늘릴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블록화와 탈달러화 움직임이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사재기 현상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둘째는 전통 안전자산 쏠림이다.  고강도 통화 긴축의 여파로 하반기 미국 경제의 역성장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개연성이 높다고 그는 진단했다. 특히 지금처럼 경기는 위축되고 물가의 하락 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면에서 금은 중장기로 내재적 가치가 보존된다는 점이 매력있는 자산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전규연 연구원에 따르면, 1980년 이후 미국의 경기 침체 국면에서 금의 수익률은 평균 9.3% 안팎으로 높은 수준이다.

경기침체기별 금수익률 현황. 경기가 나빠질수록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증가한다. 사진=하나증권
경기침체기별 금수익률 현황. 경기가 나빠질수록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증가한다. 사진=하나증권

전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단으로서 금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될수록 금 보유 유인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금 수익률은 실제 경기 침체 국면보다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아지는 국면에서 더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금 가격이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전 연구원은 밝혔다. 

금융시장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하를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는 점은 부담스럽지만, 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며 실질금리가 하락하고, 미국 달러가 하반기 중 약세 흐름을 보인다면 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와 안전자산 성격의 금 수요 유입, 금리 인상 마무리 등 전체 거시 여건이 금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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