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녹음과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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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녹음과 고요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5.29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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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나무 사이로 남산 타워가 보인다. 사진=박태정 기자
울창한 나무 사이로 남산 타워가 보인다. 사진=박태정 기자

여름의 관문인 6월을 코앞에 둔 날인 29일 오전 남산에 올랐습니다. 무성한 나뭇잎은 짙은 녹색을 입어가고 있었습니다. 코에 와닿는 향기 똑한 나뭇잎과 풀냄새로 가득했죠. 남산을 가득 채운 소나무 여기저기 둥지를 튼 비둘기들의 울음소리가 꽤 크게 들렸습니다.

나뭇잎 색이 점점 짙어지고 있는 남산을 오르는 포장도로.시민들이 한가롭게 걷고 있다. 사진=박태정 기자
나뭇잎 색이 점점 짙어지고 있는 남산을 오르는 포장도로.시민들이 한가롭게 걷고 있다. 사진=박태정 기자

대기는 다소 무거웠습니다. 습기가 가득했구요. 그럼에도 생명이 가득한 나무와 풀, 새소리는 그 습함을 이겨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제 여름을 곧 알리리아. 물을 머금어 힘이 돋는 덩쿨들이 키큰 나무를 휘감고 올라가고 있다. 사진=박태정 기자
이제 여름을 곧 알리리아. 물을 머금어 힘이 돋는 덩쿨들이 키큰 나무를 휘감고 올라가고 있다. 사진=박태정 기자

시내 한 복판에 이처럼 울창한 숲이 있다는 것은 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지나가는 자전거,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작은 강아지와 덩치큰 강아지, 손잡고 걷는 부부, 할아버니와 할머니, 모두에게 힘을 주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남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 전경. 비온 뒤라 제법 멀리까지 깨끗하게 보인다. 사진=박태정 기자
남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 전경. 비온 뒤라 제법 멀리까지 깨끗하게 보인다. 사진=박태정 기자

남산 타워 커피점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내려다보는 서울시내는 정적에 힙싸인 듯, 잠에 든 듯 고요했습니다. 우리의 삶은 고요한 듯하지만 놀랍게도 빨리 달립니다.

어느새 한 여름이 되면 남산은 더 짙은 녹색의 옷을 입고 매미 울음소리로 귀가 따가운 세상으로 바뀌리라  생각했습니다.집에 돌아와서도 한참 동안 풀냄새 나무냄새, 새소리에 취해 있었습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다 멀리 한강을 보는데 문득 물방울이 눈에 들어왔다. 물방울 속에도 서울이 담겨있었다. 우주 세상이 저 안에 있음을 다시 실감했다. 사진=박태정 기자
커피 한 잔을 마시다 멀리 한강을 보는데 문득 물방울이 눈에 들어왔다. 물방울 속에도 서울이 담겨있었다. 우주 세상이 저 안에 있음을 다시 실감했다. 사진=박태정 기자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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