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 하락에 힘입어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3%로 2개월 연속 3%대를 나타냈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1년 7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설 명분이 하나둘 쌓이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3(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3%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 올해 1월(5.2%)까지 5%대 물가를 이어갔다. 이후 2월(4.8%), 3월(4.2%) 4%대로 상승폭이 둔화했고 4월(3.7%)에 이어 지난달에는 3%대로 축소됐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0.3% 내려 물가상승률을 0.03%포인트 낮췄다. 반면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전달에 비해 2.2%, 전년 동월에 비해 23.2% 올랐다. 주택과 수도, 전기와 연료는 5.9% 상승했다. 전기요금은 25.7%,도시가스요금은 25.9% 급등했다. 전기가스수도요금은 4월 23.7%에 이어 두달 연속으로 20%대 급등세를 이어갔다. 외식 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 가격은 6.9% 상승하면서 물가상승률을 0.90%포인트 끌어올렸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는 전년 동월에 비해 18% 하락했다. 특히 경유(-24%), 휘발유(-16.5%), 자동차용 LPG(-13.1%), 등유(-4.5%)가 많이 내렸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3.2% 올랐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 역시 3.5%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농산물과 석유류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년 전보다 4.3% 뛰었다. 근원물가는 13개월 연속 4%대를 웃돌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넘어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3.9% 올랐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