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가격 올해 들어 34.9% 올라…연말까지 관세 면제
상태바
설탕 가격 올해 들어 34.9% 올라…연말까지 관세 면제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6.03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세계 설탕가격이 넉달 연속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탔다. 설탕가격은 올들어 약 35% 상승하면서 설탕발 인플레이션 즉 슈거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과 인도의 공급 부족과 대두와 옥수수 수출에 밀려 선적이 지연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호주와 태국에서 원당을 수입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과 삼양사,대한제당이 설탕을 생산한다. 설탕은 각종 첨가제로도 쓰인다. 설탕값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정부가 설탕 관세를 면제하고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지만 슈거플레이션 우려가 높다.

한국 CJ제일제당이 판매하는 갈색설탕. 사진=쿠팡
한국 CJ제일제당이 판매하는 갈색설탕. 사진=쿠팡

3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지난달 설탕 가격지수는 157.6으로 전월(149.4)보다 5.5% 상승했다. 설탕가격 지수는 넉달 연속으로 상승하면서 올해 1월(116.8)에 비해 34.9%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서는 30.9% 상승했다. 

전체 식량가격지수는 124.3으로 전월(127.7)보다 2.6% 내렸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3월 127.0까지 떨어졌다가 4월 소폭 반등하는가 싶더니 지난달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주요 곡물가격 지수 추이. 사진=FAO
주요 곡물가격 지수 추이. 사진=FAO

엔니뇨 현상 확대에 따른 2023/24년 수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와 지난해 공급량이 예상보다 적었는데다 주요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대두와 옥수수 수출에 밀려 설탕 선적이 지연된 것 등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FAO는 분석했다. 

그러나 올해 브라질산 사탕수수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기상 여건이 개선되며 수확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가격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고 FAO는 설명했다. 국제 원유가 하락과 브라질내 연료유 가격 인하도 설탕 가격 상승 폭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FAO는 덧붙였다.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의 설탕창고. 브라질에서는 비로 수확이 지연되면서 원당가격이 오르고 있고 옥수수와  밀 수출에 밀려 선적이 지연되면서 국제 설탕가격도 오르고 있다. 사진=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의 설탕창고. 브라질에서는 비로 수확이 지연되면서 원당가격이 오르고 있고 옥수수와  밀 수출에 밀려 선적이 지연되면서 국제 설탕가격도 오르고 있다. 사진=세계식량농업기구

농림축산식품부는 세계 설탕 가격이 2011년 이후 최고를 기록하자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설탕과 원당에 부과하는  할당 관세 잔여 물량에 대한 적용세율을 5%에서 연말까지 0%로 조정하기로 했다. 8만t 수준인 설탕 할당관세 잔여물량에 대한 세율을 5%에서 0%로 낮추고, 원당(세율 3%)에 대해선 수입 전량에 대해 0%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말부터 설탕 가격이 치솟으며 음료, 제빵 등 연관 품목 가격도 연달아 오르는 '슈가플레이션(슈가(설탕)+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대두되자 관계 부처 논의 끝에 이 같은 정책을 내놨다. 국제 원당가격은 지난달 25일 기준 t당 549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9.3%, 평년(5년 평균)대비해선 68% 높아졌다. 2011년 t당 가격(708달러)의 77.6% 수준이다. 설탕가격은 t당 699달러로 2011년 t당 799달러의 87.4%에 도달했다.

농식품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제당업계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원당에 대한 비용 부담을 일부 덜 수 있게 됐으며 수입산 설탕도 대부분 물량에 대해 할당관세가 적용돼 가격 인상폭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제당업계는 하반기 작황 호조가 예상되는 브라질 등으로의 원당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그동안 국제가격이 높아 더디게 들여온 설탕 할당관세 물량도 원활하게 도입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설탕산업은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3사가 연간 약 184만t의 원당을 수입해 설탕 143만t을 생산해 공급하는 구조. 설탕은 해마다 전체 소비량의 7.1%인 11만t 가량이 수입된다. 설탕의 소비처는 음료, 제과, 제빵 등 식품업체로 전체 공급량의 92%가 여기서 소비된다.

농식품부와 제당업계 3사는 최근 간담회를 갖고 설탕 소비자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설탕 가격안정에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