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보유 국채 581조엔...15일 정책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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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보유 국채 581조엔...15일 정책전환?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6.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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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오는 15일 통정책회의를 갖지만 통화완화정책을 수정하고 금리인상에 나서는 것은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581조 엔(약 5410조 원)에 이르는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 금리를 올릴 경우 그만큼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본관에 일본기가 걸려있다. 사진=재팬타임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본관에 일본기가 걸려있다. 사진=재팬타임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일본은행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갖고 기준금리를 결정한 직후인 15일 통화정책회를 갖는다. 미국은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7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일본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일본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 같지만 일본의 속사정을 보면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데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바로 일본은행이 보유한 천문학 숫자의 국채다. 무려 581조 엔이다. 

국채에서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1571엔의 평가손실이 났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보유한 일본 국채가 3월 말 현재 581조 엔에 이른다.일본은행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2년도 결산'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지난해 말 시점에 보유한 국채는 전년 말 대비 10.6% 증가한 581조 7206억 엔으로 나타났다.일본의 회계연도는 4월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여서 아사히신문과 일본은행의 발표는 동일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30일자 기사에서 " 물가 상승 압박을 덜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는대신 국채 매입으로 장기금리를 0% 수준으로 억누른 금융완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장기국채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말한다. 5일 오전 일본 채권시장에서 지표 채권인 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0.425%로 지난주말에 비해 0.015%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일본에서도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둘 다 오르고 있어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 처방전을 써야 하지만 일본은행이 보유한 대규모 국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본의 4월 소비자물가는 식품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4% 상승했고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으로 생산자 물가도 5.8%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선제 대응 조치 즉 금리인상이 필요하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2%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기존의 통화 완화 정책을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화정책 전환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일본은 지난해 국채 이자 비용으로 연간 예산의 25%를 지급했다. 금리를 조금만 올려도 엄청난 재정부담을 져야 한다.아사히신문은 금리가 1%만 상승해도 25조 엔의 채권 평가손실을 본다면서 채무초과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일본은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결산 때 장기 국채를 시가가 아닌 취득가액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이번에도 일본은행이 채무초과에 빠지지는 않는다. 이는 일본은행이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보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본은행이 보유한 581조 엔이라는 엄청난 국채는 일본은행이 정책 결정을 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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