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배신...라면물가 1년 사이 13.1%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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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배신...라면물가 1년 사이 13.1% 상승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6.0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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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3개월 만에 최고

라면 물가가 지난 1년 사이에 크게 올랐다. 밀과 팜오일 등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라면 물가 상승률이 1년 전에 비해 13% 이상 오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라면을 비롯한 먹을거리 품목 4개 중 1개 이상은 여전히 물가 상승률이 10% 선을 웃돌고 있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와는 대조를 이룬다. 라면은 우리 국민의 대표 먹을거리로 농심과 오뚜기, 삼양, 팔도 등 라면회사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원자재 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 마트에 각종 라면이 진열돼 있다. 국민 대표 먹을거리인 라면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3% 이상 오르면서 서민 가계 주름살을 더 지게했다. 사진=박준환 기자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 마트에 각종 라면이 진열돼 있다. 국민 대표 먹을거리인 라면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3% 이상 오르면서 서민 가계 주름살을 더 지게했다. 사진=박준환 기자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라면 소비자물가지수(2015년=100)는 지난달 124.0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올랐다. 이는 지난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라면 물가상승률이 14.3% 오른 이후 14년 3개월 사이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라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5%에서 10월 11.7%까지 오른 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10% 선을 넘었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5월 5.4%를 비롯해 연간 내내 5~6% 수준을 보이다 지난달 3.3% 상승에 그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또 원재료 값이 많이 오른 빵과 곡물류(5.8%), 우유, 치즈와 계란(6.8%), 과자, 빙과류 및 당류(7.1%), 커피,차와 코코아(12%)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라면 물가가 오르는 것은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줄인상한 영향이 크다.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고 팔도와 오뚜기가 다음 달 각각 9.8%, 11.0% 인상한 데 이어, 삼양식품도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9.7% 올렸다.

한 라면 업체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격이 내리는 추세라지만 제분업체들이 수입하는 시점이 있고 계약기간도 1년 단위, 몇 개월 단위로 하는 만큼 원자재 가격이 내린다고 해서 곧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동안 전기요금과 인건비 등 제반 투입 요소 비용이 올랐지만 경제 여건을 감안해서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면만 오른 게 아니다. 소비자물가의 먹을거리 지표인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의 세부 품목 112개 중 27.7%인 31개의 물가 상승률이 10%를 넘어섰다. 잼(35.5%), 치즈(21.9%), 어묵(19.7%), 피자(12.2%), 두유(12.0%), 커피(12.0%), 빵(11.5%), 햄버거(10.3%), 김밥(10.1%), 김치(10.1%) 등도 높은 편이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로 둔화했지만, 먹을거리의 경우 체감도가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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