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투자? '신중한 접근 필요' 한국은행이 정답
상태바
금 투자? '신중한 접근 필요' 한국은행이 정답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6.07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중 금값은 물론, 금융회사 등이 파는 골드바 등 금값이 오르면서 더 오르기 전에 금을 사야할지 말아야할 지 고심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 금값이 오른 만큼 현재 굳이 투자해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금을 매수하지 않는 이유를 곱씹어보면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지난해 금을 대량으로 매수했지만 한국은행은 10년째 금을 매수하지 않고 있다. 한은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순금 골드바와 매수 그래픽. 사진=세계금협회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지난해 금을 대량으로 매수했지만 한국은행은 10년째 금을 매수하지 않고 있다. 한은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순금 골드바와 매수 그래픽. 사진=세계금협회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6일 내놓은 '한국은행 보유금 관리현황 및 향후 금 운용 방향' 자료에서 "일각의 주장처럼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 확대가 긴요한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금 보유 확대보다는 미 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것이 나은 선택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한은는 또 금 가격이 미국 정부채 투자 성과와 동조화되고 있어 국채를 팔고 금을 살 필요성이 크지 않는데다 다른 자산과 비교해 유동성이 낮고 이미 금 가격이 많은 오른 상황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금보유량 추이. 사진=한국은행 외자운용원
한국은행 금보유량 추이. 사진=한국은행 외자운용원

이 자료에 따르면,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3년부터 10년째 그대로다.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골드바 8380개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3년에 20t을 매입한 뒤 104.4t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장부가 기준으로 1.1%, 시가기준으로는 1.4%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해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금을 다량으로 매입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은행들은 약 700억달러 상당의 금 1136t을 사들였다. 이는 1950년 이후 최대 규모다. 달러약세와 SVB 등 미국 지방은행 파산에 따른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러시아의 미국 금융시스템 배체, 투자다변화와 달러체제 등으로 튀르키예·중국 등이 금 매입 상위국에 이름을 올렸다.

한은은 "금은 유동성이 여타 통화들보다 낮은 데다 시장전망이 바뀌어 매도할 경우 금은 외환보유액 중에서도 최후의 수단이라는 인식 때문에 시장에 예상치 못한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또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경기에 따라 달러 강세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고, 금 보유의 기회비용인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선 점도 가격 상승 제약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금 보유는 투자자가 이자 부담에 해당하는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기회비용이다. 금 가격은 미국달러 가치와는 정반대로 움직인다. 미국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금 국제시세는 달러강세로 강한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억제를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고강도 금리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연 5.00~5.25%수준으로 높였다. 이 때문에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덩달아 달러가치도 상승했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현재 104 수준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달러가치는 지난달에만 2.6% 절상됐다. 달러 인덱스 기준 달러가치는 올들어 지금까지 0.65%, 지난 1년 동안 1.61% 상승하면서 금값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삼성금거래소 골드바. 사진=삼성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골드바. 사진=삼성금거래소

실제로 국내외 금값은 하락했다. 한국거래소는 5월 국제금시장 가격 g당 8만3730원으로 4월 말에 비해 1.9% 하락한 것으로  평가했다.  5월 장내 체결가격은 g당 8만3450원으로 4월에 비해 2.1% 하락한 것으로 거래는 평가했다.

문제는 Fed가  오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동결하더라도 7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달러가치가  오르면서 국제 금값에 하락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국내 금값도 수급과 별개로 국제시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 국제 금 선물 가격은 6일 온스당 1979.05달러에 거래됐다. 전거래일에 비해 0.24%(4.75달러) 오른 것이지만 2000달러 벽을 넘지 못했다. 국내 소비자 가격은 삼성금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금 1g은 8만3200원, 3.75g 한 돈쭝에 31만2000원 수준이다. 

선물이든 현물이든 투자자들이 금에 투자해서 물가승상률 수준의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대규모 금을 보유한 한은이 금 투자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말로 들린다. 개인 투자자라고 해서 다르지 않지 않을까?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