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기준금리 0.25%P↑...2001년 이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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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기준금리 0.25%P↑...2001년 이후 최고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3.06.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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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이 7일(현지시각) 시장예상과 달리 기준금리(overnight rate)를 4.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제 캐나다 기준금리는 2001년 4월과 5월 4.75% 이후 이후 22년 사이에 최고치로 올라갔다. 캐나다는 지난해 3월 이후 8차례 금리를 올린 뒤 올해 3월과 4월 두 달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자 다시 긴축으로 돌아선 것이다.경제 전문가들은 과열된 경제와 높은 인플레이션을 가라앉히기 위해 중앙은행이 7월에도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이 많은 캐나다인들은 수혜를 보는 반면, 대출이 많은 캐나다 시민들은 이자 부담에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 본관 전경. 사진=BOC 트위터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 본관 전경. 사진=BOC 트위터

CBC 캐나다 등 캐나다 매체들은 7일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CBC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올린 것은 1월 4.5%로 0.25% 올린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당시는 BOC가 주요국으로서는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을 내렸는지 관망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조건부로 중단할 것이라는 신호를 줬을 때였다.앞서 캐나다은행은 그동안 물가를 잡기 위해 10개월 동안 8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4.25%포인트나 끌어 올렸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캐나다의 물가가 잡히지 않았음이 입증된 셈이다. 캐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40년 사이에 가장 높은 8.1%를 찍은 뒤 9개월 연속 하락하다 4월에 4.4%로 갑자기 상승했다. 

캐나다은행의 기준금리 추이. 사진=CBC캐나다
캐나다은행의 기준금리 추이. 사진=CBC캐나다

BOC은 이날 기준금리를 4.75%로 올리고 은행금리는 5%,예금금리는 4.75%로 결정했다.BOC는 금리 결정후 내놓은 성명에서 "양적 긴축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캐나다 경제는 1분기에 예상보다 강했다"면서 "강한 소비자 지출과 서비스 수요 반등, 주택시장의 활기 회복, 달아오른 노동 시장 등은 전체로 경제의 초과수요가 예상보다 더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앞서 캐나다통계청이 지난달 16일 5월 물가상승률을 발표하기 이전에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4.3%에서 4월 4.1% 수준으로 둔화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뜻밖에도 휘발유값과 식료품비, 임대료, 장기주택저당 금리 상승으로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에 비해 4.4% 상승했다. 

우선 4월 식료품값은 1년 전에 비해 9.1% 올랐다. 3월 9.7% 상승에 비하면 낮지만 전체 물가상승률의  두 배를 웃돈다.주택 임대료는 지난해 11월 이미 월 2000달러를 넘어섰다. 

휘발윳값 역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다. 휘발유 소매가격은 6.3% 상승했다. 휘발윳값은 3월 티더당 1.50달러에서 4월 1.60달러로 올랐다. 지난해 6월 리터당 2.07달러와 지난해 말 가격 리터당 1.74달러에 비하면 낮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캐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6월 8.1%로 40년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월까지 하락하다 4월에 4.4%로 갑자기 올랐다. 사진=CBC캐나다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캐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6월 8.1%로 40년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월까지 하락하다 4월에 4.4%로 갑자기 올랐다. 사진=CBC캐나다

캐나다은행은 금리 인상폭을 지난해 7월 1.0%포인트에서 9월 0.75%포인트, 10월·12월 0.5%포인트로 점차 축소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6월에 이어 7월에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체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0.25% 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BOC도 "통화정책위원회는 계속해서 근원 물가와 CPI 물가 전망의 동력학을 평가하고 초과수요의 전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임금상승과 기업 가격 결정 행위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 부합하는지를 평가할 것"이라면서 "BOC는 물가안정을 회복하겠다는 캐나다인들에 대한 약속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스코샤은행의 데릭 홀트 자본시장경제 담당 부사장 "오는 7월에 또 0.25%포인트의 인상이 예상된다"면서 "그것은 일단 뜯으면 하나만 먹을 수는 없는 과자들(chips)이 든 봉지와 같다"고 말했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도 "금리동결은 조건부"라면서 "그것은 경제가 우리 생각대로 되느냐와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 BOC가 앞으로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란 견해가 캐나다에서 속출하고 있다. 사진=CBC 유튜브 캡쳐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 BOC가 앞으로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란 견해가 캐나다에서 속출하고 있다. 사진=CBC 유튜브 캡쳐

캐나다은행은 이날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캐나다인들의 금융부담은 더 높아졌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 이전에 이뤄진 금리인상으로 50만 달러의 모기지 대출에에는 월 납부금이 1000달러 이상 늘었다. 변동금리 모기지의 이자율은 1.5%에서 3.5%로, 다시 5.5%로 뛰었다고 CBC는 전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캐나다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에 맞춰 우대 대출금리를 연 6.95%로 상향했다.

캐나다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통계청의 물가에는 긍정과 부정의 요소가 있어 금리인상에 대해 일도양단식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물가를 끌어올린 요인들은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게 마련이다. 금리인상은 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낳을 것임은 두말이 필요없다. 매일 차를 몰아야 하고 음식을 먹어야 하며 장기 대출 금리를 갚아야 하는 캐나다인들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하루빨리 과열된 경제가 어느 정도 식고, 물가도 캐나다은행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내려왔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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