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당 당대표 후보자, "이민문호 축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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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당 당대표 후보자, "이민문호 축소할 것"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0.02.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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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방에서 퀘벡 주의 분리독립을 위해 두 번이나 국민투표를 진행한 퀘벡당(Le Parti québécois)의 당대표 경선에 나선 뽈 생-삐에르 쁠라몽동(Paul St-Pierre Plamondon) 후보가 이민 문호를 더 축소해 이민자들의 불어교육과 지방분산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퀘벡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다른 후보도 이민문호 축소를 주장하고 있어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퀘벡당 대표후로보 나선 뽈 생-비에르 쁠라몽동. 사진=주르날드퀘벡
퀘벡당 대표후로보 나선 뽈 생-비에르 쁠라몽동. 사진=주르날드퀘벡

29일 퀘벡주 일간지 주르날드퀘벡에 따르면, 이름의 첫 글자를 딴 'PsPP'란 애칭으로 불리는 뽈 생-삐에르 쁠라몽동 변호사(43세)는 우선 매년 퀘벡 주가 받아들이는 이민자의 수를 3만5000~4만 명으로 제한한 다음, 불어 쇠퇴 경향이 멈추고 이민자 지방분산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축소된 문호를 그대로 유지하자고 제안했다.

쁠라몽동 후보의 주장은 실상 현 집권여당 CAQ(퀘벡미래연대당)의 주장과 비슷하다. 현 정부는 지난해 이민자 수를 5만 명에서 4만 명으로 축소했고, 오는 2022년까지 점차 원상복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쁠라몽동 후보는 현 집권여당의 이민정책과 자기 정책이 동일선상에 놓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CAQ는 지난 지방총선 때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퀘벡 가치 테스트를 치르겠다고 하는 등 이민자를 부정으로 언급한 데 반해 자기는 이민자들에게 우호의 감정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쁠라몽동 후보는 '퀘벡당이 집권할 경우 퀘벡 주에 도착하는 이민자는 이미 불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말로 불어 능력을 이민자 선발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뜻을 분명히 했다. 

현 퀘벡 주정부, 즉 CAQ당 정부는 노동시장의 요구에 따라 이민자를 선발하고 있다. 퀘벡 주정부는 이민자 불어 교육에 예산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이민자들이 성실히 수업에 임했는지 측정할 길은 아직 없다. 프랑수와 르고(François Legault) 수상이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이민자 전원 불어 테스트에 관하여 연방정부와의 협의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쁠라몽동 후보는 연방정부가 선발의 전권을 가진 난민과 가족상봉 이민자의 불어 교육에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되는 실정이라고 꼬집으면서 이 구조를 완전히 바꿔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자가 현재의 일손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 쁠라몽동 후보는 그런 효과는 미미하다고 일축하면서도 일손부족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손이 부족할수록 이민자들이 실업자로 전락할 확률이 줄어들고 근무조건 등 일자리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쁠라몽동 변호사뿐 아니라 퀘벡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다른 후보도 이민문호 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프레데릭 바스띠엥(Frédéric Bastien) 후보의 경우, 연간 이민자를 2만5000~3만 명으로 더욱 축소하고 '고학력 불어 구사자만' 받아들이자고 주장했다. 이민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은 전혀 없으니 퀘벡 불어 보존에만 힘을 기울이자는 것이다. 

퀘벡당 당대표 후보들의 이런 발언이 실제 정책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해 보인다. 프랑수와 르고 수상이 이끄는 현 정부가 퀘벡 대중으로부터 속칭 '역대급'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정치적 참사가 빚어지지 않는 이상, 제 1 야당의 지위마저 잃어버린 퀘벡당이 재집권하기는 참으로 아득해보이는 까닭이다.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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