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농심 등 식품업계가 환율하락을 반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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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농심 등 식품업계가 환율하락을 반기는 이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6.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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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환율 하락 시 영업이익 개선"

원달러 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달러당 1300원을 웃돈 환율이 1270원대로 내려왔다. 환율하락은 제품 수입가격을 낮춰 기업에는 원가부담을 줄이는 한편, 소비자물가 안정에도 기여한다. 옥수수와 밀, 설탕 등 원재료를 해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식품업계가 반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밀과 옥수수 등 곡물 해외의존도가 높은 대상, SPC,농심, CJ제일제당은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연결영업이익이 10.3%, 6,8%, 5.1%, 3.3% 개선될 것이라는 증권사 분석도 나왔다. 

환율상승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식품기업. 왼쪽부터 대상, SPC, CJ제일제당, 농심그룹 로고. 사진=각사 취합
환율상승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식품기업. 왼쪽부터 대상, SPC, CJ제일제당, 농심그룹 로고. 사진=각사 취합

하나증권 심은주 연구원은 17일 원달러 환율 하락은 업황에 긍정적이라며 이 같은 분석결과를 내놨다. 현대차증권도 하반기에 투입곡물 가격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음식료 업종 마진 스프레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SPC과 농심은 해외에서 밀 등 곡물을 수입해 빵류와 라면 등을 생산하며  대상은 옥수수를 가공해 전분당을 생산한다. CJ제일제당은 콩을 수입해 식용유를 제조, 판매하는 식품사업을 하고 있다. 원료로 해외에서 수입하는 만큼 환율 변화에 민감한 기업들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 5.00~5.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달러가치가 내려간 덕분에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밑으로 하락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6에 내린 1271.9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1280원에 거래됐지만 하락 압력을 견디지 못해 1270원대로 밀린 것이다.

심은주 연구원은 "하나증권 경제팀 전망에 의하면 원달러 환율은 올해 2분기를 정점으로 내년 평균 12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를 경우 3분기부터 곡물 투입 부담은 전년에 비해 경감 가능하다고 심 연구원은 내다봤다. 지난해 3분기 평균 환율이 1340원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환율효과로만 5% 이상 줄어드는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음식료업체들이 혜택을 크게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료 업체들의 평균 원가율은 70%에 이른다. 과거에 비해 수출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환율 익스포저가 크게 감소하긴 했지만  원화 강세는 여전히 실적에 긍정의 영향을 미친다.

소재업을 하는 업체일수록 당연히 실적에 긍정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심 연구은 예상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시, 대상과 SPC삼립, CJ제일제당의 올해 연결 영업이익은 10.3%, 6.8%, 3.3%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농심도 5.1%의 연결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식품산업 업종별 원재료비의 원가 비중과 주요 원재료비 구성비(2021년 기준).사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현대차증권
식품산업 업종별 원재료비의 원가 비중과 주요 원재료비 구성비(2021년 기준).사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현대차증권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 투입곡물 가격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음식료 업종 마진 스프레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희지 연구원은 14일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내다보면서도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을 차치하더라도 기업들도 식품수요가 경기침체로 감소환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증권의 말을 빌면 "가격 인상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결론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주요 국제곡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밀이 56.2% 내린 것을 비롯, 대두 21.9%, 오굿수 25.3% 하락했다.  미국 농무부 경제조사국은 2032년까지 농업 장기 예측 보고서에서도 밀과 쌀, 옥수수, 대두 가격은 2023년부터 10년간 안정된 속도로 하향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희지 연구원은 "국제 곡물가의 국내 투입 시점과 환율을 고려했을 때 올해 3분기부터 의미 있는 투입곡물가의 전년 대비 하락이 시작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이에 따라 원가 측면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밀과 팜오일이 주요 원재료인 라면 업체의 원가 개선 흐름이 양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면업계 1위 업체인 농심이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지난해 라면 가격을 평균 10% 안팎 인상했지만 올해는 원자재 가격변동과 환율변동으로 가격 결정을 못하고 있다.사진은 서울 용산구의 대형 마트에 있는 라면 판매대에 쌓여있는 농심의 '신라면'. 사진=박준환 기자
라면업계 1위 업체인 농심이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지난해 라면 가격을 평균 10% 안팎 인상했지만 올해는 원자재 가격변동과 환율변동으로 가격 결정을 못하고 있다.사진은 서울 용산구의 대형 마트에 있는 라면 판매대에 쌓여있는 농심의 '신라면'. 사진=박준환 기자

라면업체인 농심과 관련해 그는 "농심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74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041억원으로 4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하희지 연구원은 "원가 측면에서도 아직까지 유틸리티비 부담이 있지만 농심의 주요 원재료인 밀, 팜유 가격 하향 안정세가 뚜렷한 만큼 2분기부터 투입 원가 하락에 따른 마진스프레드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최근 밀과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면서 가격 인상 압력을 받고 있는 식음료 업계는 환율하락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한 식품업계 임원은 "식음료 업계는 원재료 가격변동은 물론, 환율 영향 등과 함께 시장 상황을 종합감안해서 판매가격 결정을 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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