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주 사상 최연소 '평생 매주 1000 달러' 복권 당첨 소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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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 주 사상 최연소 '평생 매주 1000 달러' 복권 당첨 소녀의 삶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0.02.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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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질투에 심신 탈진, 학교 자퇴

매주 1000달러를 받는 복권에 당첨되면 행복할까? 아니면 욕심의 희생양이 될까? 퀘벡 언론이 전한 사연들은 정상의 삶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을 한 당첨자도 있음을 보여준다.

몬트리올의 TV채널 TVA는  '매주 1000 달러의 복권 당첨 덕분에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됐지만, 지난해 한 해는 인생 최악의 해였다'는 샤를리 라갸르드(Charlie Lagarde.20세)의 이야기를 28일(현지시각) 전했다. 

평생 매주 1000달러를 받는 복권에 당첨된 뒤 사진촬영을 하며 캘리포니아를 여행중인 샤를리 라갸르드. 사진=주르날드퀘벡닷컴
평생 매주 1000달러를 받는 복권에 당첨된 뒤 사진촬영을 하며 캘리포니아를 여행중인 샤를리 라갸르드. 사진=주르날드퀘벡닷컴

샤를리 라갸르드는 '하루아침에, 특히 어린 나이에 갑자기 엄청난 부자가 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퀘벡 주 사상 최연소로, 만 18세를 며칠 앞두고 복권에 당첨된 2018년 3월 13일, 자기 삶이 송두리째 흔들렸다고 회고했다. 

"제 인생 최악의 해였어요. 부러움을 넘어 시기 질투하는 애들 때문에 학교를 그만뒀고, 심신의 탈진으로 매일 울었어요. 상황이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샤를리는 친구들과도 멀어졌고 '지극히 의심스러운 제안'도 여러 건 받았다고 밝혔다. 그녀의 사연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여러 나라 남자들, 특히 인도 남자들로부터 결혼하자는 편지가 쇄도했고, 외설스러운 메시지, 저주의 말까지 쏟아졌으며, 이런 메시지는 지금도 간간이 이어진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넘어선 시기와 질투 때문에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어렵사리 평정을 되찾은 샤를리 라갸르드는 복권 덕분에 꿈에 그리던 카메라, 현상장비를 마련해 촬영 여행을 즐기고 있다. 

또한 샤를리는 자기처럼 어린 나이에 복권 당첨으로 쏟아진 엄청난 돈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기 경험담을 전하고자 로또-께벡(Loto-Québec)과 협력하고 있다.

샤를리의 성 '라갸르드 Lagarde'는 '보관, 보호, 경비, 보초'라는 뜻이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행운을 '잘 지켜나갈' 운명을 타고난 것은 아닐까?

퀘벡 주 사상 최연소로 매주 1000달러를 받는 복권에 당첨된 막심 상샤그랭.사진=주르날드몽레알
퀘벡 주 사상 최연소로 매주 1000달러를 받는 복권에 당첨된 막심 상샤그랭.사진=주르날드몽레알

샤를리 라갸르드에 앞서 역시 18세로 평생 매주 1000 달러 복권 당첨자가 된 사람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몬트리올의 일간지 주르날 드 몽레알(Le Journal de Montréal)이 지난 2017년 2월(현지시각), 사연을 소개한 막심 상샤그랭(Maxime Sanschagrin). 샤를리 라갸르드 이전에 퀘벡 주 사상 최연소 기록으로 이 복권에 당첨된 그는 로또-퀘벡 사무실에 당첨 복권을 제출하는 순간에도 평생토록 매주 1000 달러를 수령할지, 일시불로 67만5000달러(한화 약 6억500만 원)를 수령할지 결정을 못 내린 상태였다.

막심은 일과 중 휴식 시간에 재미삼아 복권을 긁었다. 상당한 부자가 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심은 그날 근무를 정상으로 마쳤다. 

로또-께벡 홍보팀 인터뷰에서 막심은 "복권 당첨 사실을 안 순간 무척 놀랐다"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가족 친지와 함께 아일랜드로 여행을 떠날 생각이라고 밝혔다. 

막심에게 행운의 복권을 판매한 동네 편의점 역시 당첨금의 1%인 6750달러를 받았다. 

막심의 성인 '상샤그랭 Sanschagrin'을 직역하면 '원통함/분함 없는 without chagrin'이란 뜻이다. 평생토록 매주 1000 달러씩을 받게 됐으니 그의 앞날에는 원통함도 억울함도 없을까?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말이 맞다면 막심은 지금까지는 별 탈 없이 지내는 듯하다.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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