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인하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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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금리인하 시기상조"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6.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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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근원물가 상승 압력 여전하다 판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금리인하를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물가의 기조를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압력이 여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연초 5.2%에서 4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5월에는 3.3%까지 내려온 만큼 물가억제를 위해 올린 기준금리를 내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3.50%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연말에 물가상승률 2% 목표대로 물가가 충분히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으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물가상승률이) 3%대로 가는 것도 확인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선을 그었다.

한은은 6·7월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이 2%대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최근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5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8% 하락했고, 6월에는 (하락률이) 20% 중반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요인이 크게 작용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반대로 국제유가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3% 안팎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여기에 국제유가,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정도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최 국장은 "국제유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 국내외 비용 인상 압력이 추가로 커지면, 이 비용의 2차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비롯해 유가·환율·임금·임대료 등 전방위 비용 상승 요인이 소비자 가격에 꾸준히 전가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을 가할 것임을 말한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크지 않아 물가의 기조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식료품과 에너지 제외 물가)가 더디게 떨어지면서 물가안정 목표(2%) 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이날 간담회에서 "고용 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수요 측면에선 대면 서비스 부문에서 늘고 있고, 공급 측면에선 여성이나 고령층에서 노동 공급을 늘리는 영향이 크다"면서 "결국 소득이 늘고 소비가 늘면 근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하면서도,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0%에서 3.3%로 끌어올렸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 5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3.9%지만 여기서 관리물가 영향을 제외하면 4.4%로 올라갔다. 관리물가는 정부가 직간접으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대상으로 만든 가격지수다.

정부가 물가 상승을 억누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총재는 "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때는 어느 국가나 생필품이나 저소득층이 쓰는 물가를 관리한다"면서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높을 때 정부가 부득이하게 특정품목의 수급조정을 통해 관리했고 에너지나 전기요금을 해외보다 덜 올리긴 했지만 모든 나라의 공통현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라면 업계에 가격 인하를 권고한 데 대해서도 그는 "세계적으로 이번 물가 상승기에 기업 이윤율(profitrate)이 늘었는데, 기업들도 이제 원자재 값이 떨어졌으니 그에 맞춰서 고통을 분담해달라는 정치적 말씀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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