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싸지자 엔 예금 5년 7개월 사이 가장 많이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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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싸지자 엔 예금 5년 7개월 사이 가장 많이 늘어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6.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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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가 떨어지자 우리나라 거주자외화예금 가운데 엔화 예금이 5년 7개월 사이에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거주자란 우리나라 사람(내국인)과 국내 기업, 우리나라에 6개월 이상 살고 있는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을 말한다. 일본 엔화 가치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통화 완화정책을 펴면서 엔화가 많이 풀린 결과다.

5월 국내 거주자들의 일본 엔화 예금이 9억 3000만 달러 늘어난 62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일본 엔화. 사진=CNews DB
5월 국내 거주자들의 일본 엔화 예금이 9억 3000만 달러 늘어난 62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일본 엔화. 사진=CNews DB

24일 한국은행의 '2023년 5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거주자 외화예은 967억9000만 달러로 4월보다 54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늘어난 것이다. 거주자외화예금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통화별로는  미국달러 예금이 30억9000만 달러 늘어난 822억90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유로화 예금은 전월 말보다 12억9000만 달러 늘어난 57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엔화는 62억5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9억3000만 달러 늘어났다. 이는 2017년 10월(9억 7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원엔 재정환율이 4월 말 989.17원에서 5월 말 951.09원까지 떨어지는 등 엔화 약세가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엔화를 미리 사둔 결과로 풀이된다. 원엔 환율은 지난 19일 8년 만에 장중 800원대로 진입했다. 23일엔 100엔당 912.73원으로 올랐다. 

한은은 "달러와 유로는 법인세 기준 변경으로 비과세 혜택이 늘면서 배당으로 유입이 많았고 해외 직접투자를 위한 일시 예치가 증가했다"면서 "엔화 예금은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자금 일시 예치, 개인의 여유자금 예치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거주자의 엔화예금이 지난 5월 62억 5000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9억 3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 967억 9000만 달러의 6.5%를 차지했다. 사진=한국은행
국내 거주자의 엔화예금이 지난 5월 62억 5000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9억 3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 967억 9000만 달러의 6.5%를 차지했다. 사진=한국은행

엔화예금 증가에 기여한 것은 한은 말대로 개인의 여유자금 예치가 꼽힌다. 원엔 환율 하락이 큰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일본여행이 늘면서 엔화 값이 쌀 때 사두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이촌동 주민인인 A씨는 "엔화 가치가 내릴 때마다 엔화를 사둔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엔화를 직거래하는 외환시장이 없어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원엔 환율을 정하고 있다. 이를 재정환율이라고 한다. 원달러 환율 등락에 따라 원엔 환율도 등락을 거듭한다. 원달러 환율은 23일 전날 종가(1294.9원)보다 9.3원 오른 1304.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300원대로 오른 것은 6월8일(1303.7원) 이후 2주일 여만이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3.72~143.74엔의 약세를 보였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엔 예금은 앞으로도 늘 것으로 보인다.신한투자증권의 김찬희 책임연구원은 "일본 통화 당국자가 엔화 약세 가속화에 외환시장 구두 개입을 했지만 BOJ의 초 완화적인 통화정책 고수 전망에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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