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폭시 글로벌 1 국도화학, 2위사 올린의 구조조정에 입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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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폭시 글로벌 1 국도화학, 2위사 올린의 구조조정에 입지 강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6.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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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격 7만 원 제시

에폭시 수지분야 세계 1위와 2위 업체인 한국의 국도화학과 미국의 올린(Olin)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국도화학은 확장의 길을, 올린은 축소(구조조정)의 길을 걷고 있다. 무게는 국도화학 쪽으로 기울고 있는 모양새다.경쟁사의 구조조정으로 국도의 글로벌 '넘버 원' 지위가 더욱더 굳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국도화학은 세계 에폭시 시장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에폭시 1위 기업으로 현재 82만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성장이 빠른 인도이 생산능력을 2025년 6만t 추가 증설해 10만t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증권사는 지금이 국도화학을 매수적기라고 조언한다. 

글로벌 에폭시 시장 1위인 한국의 국도화학과 미국의 올린. 사진=두 회사 취합
글로벌 에폭시 시장 1위인 한국의 국도화학과 미국의 올린. 사진=두 회사 취합

■확장하는 국도, 축소하는 올린

하나증권과 화학업계에 따르면, 세계 에폭시 시장의 17%를 차지해 글로벌 2위 업체인 미국의 올린은 3월에 이어 6월에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도화학의 글로벌 넘버원 입지는 더욱더 굳어졌다. 

올린은 지난 3월21일 한국 구미와 브라질 상파울루주 과루자(Guaruja) 에폭시 공장의 생산중단을 선언하고 아시아 전역의 판매와 지원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올린은 또 네덜란드 테르뉴젠(Trneuzen)에서 업스트림인 큐멘 설비의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올린은 또 지난 20일에는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Freeport) 에폭시와 업스트림 설비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ICIS에 따르면, 미국 프리포트 에폭시 설비 규모는 8만6000t,에폭시 원료인 에피클로로히드린(ECH) 36만 5000t, BPA 19만t, 아세톤 18만t, 페놀 29만 5000만t이다.

해당 에폭시 설비는 글로벌 생산능력 350만t의 2.5%에 해당한다

올린은 에폭시 설비 구조조정의 이유로 수요 부진과 중국의 증설을 들었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 윤재성 연구원은 "에폭시의 전방산업이 페인트로 인도라는 높은 잠재력을 보유한 시장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확대, 조선과 풍력 시장은 물론 자동차와 가전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 성장을 의심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위한 회사의 판단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올린은 에폭시보다 염소와 가성소다 사업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율을 달성했다. 지난 8년 간 가성소다/염소 EBITDA마진율 평균 26%인 반면,  에폭시 EBITDA마진율 평균 10%에 그쳤다. 또  2027년까지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에 이에 집중하고 싶었을 것을호 추정했다.

올린의 에폭시 매출의 80%는 북미와 유럽에서 발생하는 것이어서 중장기로는 아시아 대비 수요 성장이 가파르게 나타나기 힘들다고 윤재성 연구원은 분석했다.

에폭시수지 회사별 세계 시장 점유율과 글로벌 2위 업체 올린의 구조조정 계획. 사진=하나증권
에폭시수지 회사별 세계 시장 점유율과 글로벌 2위 업체 올린의 구조조정 계획. 사진=하나증권

반면, 국도화학의 에폭시 규모는 2015년 60만t에서 2022년 82만t으로 꾸준히 늘어나 현재 글로벌 1위(시장점유율 24%)을 차지하고 있다. 국도는 2025년에는 인도 6만t 추가 증설로 인도의 생산능력은 총 10만t으로 전체 캐파의 10%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국도화학의 캐파는 증권사별로 조금 차이가 있지만 거의 비슷하다. 하나증권은 국도화학이 현재 캐파를 총 82만t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국내 57만t에 중국 21만t,  인도 4만t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국내 57만8000t, 중국 20만5000t, 인도 4만t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도화학의 캐파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성장성이 가장 높은 아시아의 매출 비중이 80%를 웃돌기 때문이라고 윤 연구원은 설명했다. 특히, 인도에서는 2017년부터 판매법인을 설립했고, 2021년 신규 설비를 가동했다. 인도에서 공고한 시장점율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캐파 확장을 꾀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인도는 에폭시 캐파가 부족해 이를 순수입 중이다. 반면, 전년 대비 33%에 이르는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 전년 대비 30%인 자동차 판매량, 가전제품 생산 기지 이전 등을 감안하면 인도 내 에폭시 수요는 대폭 늘어날 전망했다. 인도의 에폭시수요는 2027년까지 연평균 8%증가하면 글로벌 평균 5%증가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재성 연구원은 투자자들에게 지금이 국도화학을 매수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8월부터 부산 공장(10만t) 정상 가동,  선박매출 본격 인식 시점 도래,  수출 운임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 덕분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할 것이라며 경쟁사의 구조조정과 인도의 성장성, 실적 턴어라운드를 감안하면 매수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격 7만 원을 제시했다. 

■국도화학, 이시창 대표이사 지배체제

세계 에폭시 업황은 2021년 호황기 이후 중국 락다운, 우크라이나 전쟁,  경기 침체등으로 빠르게 둔화됐다. 그 결과 국도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나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1조 6017억 원, 당기순이익은 735억 원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를 저점으로 시황 회복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스프레드 개선이 나타났으며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적자기조를 이어온 중국 법인도 1분기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국도화학 실적 추이 추정. 사진=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의 국도화학 실적 추이 추정. 사진=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5일 국도화학에 대해 "글로벌 1위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매분기 증익 추세가 예상된다"면서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6만 원'을 유지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일 낸 보고서에서 "하반기 10만t규모의 국내 증설 가동과 중국 가동률 상승으로 판매량 확대가 예상되며 수요성장이 높은 인도 증설로 중장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6월2일 종가는 4만4800원, 24일 종가는 5만1600원을 각각 기록했다. 

국도화학의 최대 주주는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지분의 23.71%를 가진 화공약품 도소매업체 국도코퍼레이션이다.  지난 3월10일 취임한 이시창 대표이사 회장이 2.81%, 이삼열 명예회장 1.6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국도코퍼레이션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총 28.23%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2대 주주는 일본 닛케츠케미컬앤머티리얼즈로 17.71%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12월31일 현재 국도화학 주요 주주. 사진=국도화학
2022년 12월31일 현재 국도화학 주요 주주. 사진=국도화학

이시창 회장은 국도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이다. 국도코퍼레이션이 지난 4월27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시창 회장은 지분 75.88%를 갖고 있다. 이삼열 명예회장도 16.44%, 국도코퍼레이션이 7.6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1981년 설립된 국도코퍼레이션은 오너일가가 100% 소유한 회사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1972년 설립된 국도화학은 각종 도료와 접착소재 등으로 쓰이는 에폭시수지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으며 1989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국도화학은 국도정밀, 국도화인켐, 국도첨단소재, 일도화학, 국도화국도화공(쿤산)유한공사 등 7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국도화학은 국내 최대 에폭시 생산업체로 중국공장을 포함해  연간 총 82만2000t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국내 시장점유율이 65%에 이르는 절대 강자다.  1981년 설립된 오너일가 기업인 신도케미칼은 에폭시수지의 원재료인 아세톤 용제를 국도화학에 공급하는 중소기업이다. 

국도화학 관계자는 "에폭시수지는 토목과 건축, 선박용, 공업용, 자동차 전착도료용, 전기전자용, 복합소재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제품라인으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건설부문은 금리인상,PF 부실 우려 등 여러 악재 속에서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고 이에 따른 판매 단가 인하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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