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내화, 7월 인적분할 지주회사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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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내화, 7월 인적분할 지주회사 전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6.2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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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화물 제조사인 조선내화가 7월부터 인적분할 후 지주회사로 전환한다.인적분할이란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의 기업분할 방식이다. 주주구성은 변하지 않고 회사만 수평으로 나누는 분할인 셈이다. 회사 측은 경쟁력 강화, 경영위험의 분산과 지속성장을 위한 전문성 강화, 사업의 고도화를 이유로 내세운다.  분할 이후  현물출자 방식의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조선내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은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분을 많이 보유한 조선내화 2세 경영인 이화일 명예회장의 보유 지분 처리가 초미의 관심사다.내화물은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연화(軟化)되지 않고 견디는 물질로 내화벽돌과 금속용해용 로(爐)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조선내화 광양 공장 전경과 회사 로고. 사진=조선내화
조선내화 광양 공장 전경과 회사 로고. 사진=조선내화

■조선내화, 7월 인적분할·지주사 전환

26일 조선내화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이트에 한 공시에 따르면, 조선내화는 오는 7월 1일자로 분할존속회사인 지주회사 시알홀딩스(CR홀딩스)와 조선내화(사업회사)로 쪼개진다.앞서 조선내화는 지난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과 이인혹 회장의 사내 인사 신규 선임건을 승인했다. 

인적분할에 따른 분할비율은 분할회사인 시알홀딩스가 70.36%, 신설회사인 조선내화가 29.63%다. 기존 조선내화 주주들은 주식시장에서 주권 매매가 재개되는 오는 7월28일 기존 주식에서 분할비율에 맞게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주식을 동시에 받으며 지분율은 예전과 동일하다.

인적분할 후 시알홀딩스는 분할된 조선내화의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예고했다. 조선내화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사들이며 시알홀딩스는 그 대가로 자사의 새 주식을 발행해 나눠준다. 주식 교환비율은 공개매수 전 시알홀딩스와 조선내화 주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조선내화가 인적분할 후 신설회사 주식을 공개매수하기로 한 것은 최대주주가 별도 출자없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분할회사가 갖는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자사주는 분할비율에 맞게 기존 분할회사 주식과 신설회사 주식으로 분리되며 모두 분할회사가 갖는다. 이 가운데 분할회사 주식은 자사주로 남지만 신설회사 주식은 의결권을 갖는다. 자사주 비율만큼 자연스럽게 자회사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조선내화는 자사주 800만 주를 갖고 있다. 지분율만 20%에 이른다. 이 주식은 인적분할 후 분할회사 시알홀딩스에게 귀속되며, 이 가운데 신설되는 조선내화 주식 237만여 주(분할비율 29.63% 기준)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이 된다. 이에 따라 신설회사 조선내화의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기존 59.7%에서 79.7%까지 늘어난다.

1974년 포항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박태준 포항제철 회장과 이훈동 조선내화 창업주가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조선내화
1974년 포항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박태준 포항제철 회장과 이훈동 조선내화 창업주가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조선내화

또 인적분할 후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회사 주식 공개매수도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가 인적분할을 하면 분할회사와 신설회사가 모두 상장하다. 이 경우 지주회사가 되는 분할회사 주가는 하락하는 반면, 돈을 버는 신설 사업회사 주가는 오르는 경향이 있다. 지주회사가 자회사 주주들이 가진 주식을 공개매수하면서 현물출자 방식을 쓰면 총수 일가 지배력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유상증자의 현물출자 방식은 최대주주가 사업회사 주식을 대가로 지주회사 주식을 받는 것이다. 이 경우 지주회사보다 사업회사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을수록 총수 일가엔 유리하다. 사업회사 주식을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지주회사 주식 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월 자본시장연구원이 펴낸 '인적분할과 자사주 마법' 보고서에서 "자사주 마법과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결합할 때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극대화되며 지주회사 요건 충족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지배주주의 지배력은 자기주식 지분율이 높을수록, 분할비율이 클수록, 신설회사의 가치평가 수준이 존속회사에 비해 높을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번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조선내화가 풀어야 할 숙제로는 2세 경영인 이화일 명예회장의 조선내화 보유 지분 처리다. 이 명예회장은 2013년 아들인 이인옥 회장이 회장 직함을 달면서 경영 일선에선 물러났다. 그는 조선내화 지분 579만여 주(지분율 14.48%)를 갖고 있다. 23일 주가 기준 지분 가치는 750억 원 수준이다.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 관점에선 이 명예회장이 보유 주식을 그대로 둘 수도 있다. 자회사 주식 공개매수에 이 명예회장이 참여하지 않으면 된다. 이 경우 주식 공개매수에 응한 총수 일가에 비해 이 명예회장 지분율이 상당부분 희석될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 지분을 재단에 넘긴다거나 명예회장이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이 회장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선내화가 생산하는 내화벽돌과 포장된 원료. 사진=조선내화
조선내화가 생산하는 내화벽돌과 포장된 원료. 사진=조선내화

■포스코 덕분에 성장한 조선내화

조선내화는 제철과 제강, 유리와 시멘트, 공업로용 내화물 제조와 계부품 제조, 골프장업을 하는 기업이다. 1947년 5월15일 설립됐으며 호남 제조업의 대부로 불린 고(故) 이훈동 창업주가 상무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아들 이화일 명예회장(81)에 이어 손자 이인옥 회장(52)이 경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1971년 생으로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조선내화 수석부사장, 부회장을 거쳐 2013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 회장의 지분율은 21.50%로 이화일 명예회장(14.48%)보다 높다.이 회장의 모친 문일경씨(0.43%)와 대한세라믹스가 8.32%, 성옥문화재단이 2.65%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총 59.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내화는 1974년  포스코에 내화물 공급을 시작하며 크게 성장했다. 포항·광양제철소에 내화물을 공급하며 사세를 키웠다. 내화물은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연화(軟化)되지 않고 견디는 물질로 내화벽돌과 금속용해용 로(爐)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두 제철소 이웃에 내화물 공장을 세우고 포스코 등에 제품 납품하고 있다.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내화물제조업이 매출액의 74.8%를 차지한다.

종속기업으로는 대한소결금속(지분율 51%),골프장인 화순컨트리클럽(50%), 화인테크(100%), 조선내화이엔지(100%), 화인로(100%) 인사동프르젝트금융투자(94.97%)등이 있다. 관계기업으로는 창업주가 창간한 전남일보 등이 있다. 

조선내화는 지난해 매출액 7980억 원,영업이익 226억 원, 당기순익 496억 원을 달성했으며 올들어 1분기에 매출액 1914억 원, 영업이익 54억 원, 당기순이익 32억 원을 올렸다. 주가는 지난 23일 1만3760원으로 전날에 비해 2.99% 상승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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