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금은 양호한 경제지표를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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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금은 양호한 경제지표를 싫어한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6.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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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는 금값엔 악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더 높이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국채금리가 오르고 미국달러 가치도 덩달아 올라가기 때문이다. 미국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국제 금값은 미국달러 가치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즉 미국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금값은 반대로 내려간다. 국채는 보유기간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는 반면, 금은 보유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투자 매력이 떨어져 값은 내려간다.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현물과 선물 금값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순금 골드바와 매수 그래픽. 사진=세계금협회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현물과 선물 금값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순금 골드바와 매수 그래픽. 사진=세계금협회

27일(현지시각) 금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0.5%(10달러) 내린 온스당 1923.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국제 금값은 3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금 현물 가격도 밀렸다. 금 현물(스팟) 가격은 이날 오전 11시45분 현재 온스당 1914.34달러로 전날 종가에 비해 0.4% 밀렸다.  

이는 미국의 양호한 경제 지표 탓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의 고삐를 더 죌 것이라는 관측을 미리 가격에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콘퍼런스보드(CB)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09.7로 5월(102.5)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지난해 1월 이후 17개 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기업·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측정하는 현재여건지수도 5월 148.9에서 6월 155.3으로 상승했다. 소비자들의 6개월 간 전망을 측정하는 기대지수도 기준치 80일 밑돌긴 하지만 5월 71.5에서 6월 79.3으로 올랐다.

미국의 5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전달에 비해 1.7%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수주금액은 2882억 달러로 49억 달러가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 감소와 달리 '깜짝' 증가한 것이다. 운송 장비를 제외한 5월 내구재 수주는 전달보다 0.6% 증가했다. 4월에는 0.6% 감소했는데 한 달 사이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국방을 제외한 내구재 수주도 4월 0.5% 감소에서 5월 3.0% 증가로 전환했다. 

운송 장비 수주는 3.9% 늘어나며 전체 내구재 수주를 이끌었다. 전달에는 4.8% 증가했다. 운송장비 수주도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기업의 투자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5월에 6.7% 증가한 910억달러로 집계됐다. 4월에는 0.1% 늘어났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6월 소비자신뢰 등 주요 경제지표는 양호한 경기회복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경기회복 기대 증가 등으로 상승흐름을 보이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만기 10년 미국 국채 수익률은 3.762%로 0.008%포인트 하락했다. 

매파 본색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은 지난 5월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Fed 유튜브 캡쳐
매파 본색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은 지난 5월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Fed 유튜브 캡쳐

이 때문에 물가를 억제해야 한다며 고강도 금리 인상을 단행해온 미국 Fed가 긴축을 지속할 명분이 하나 더 생겼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 상승했다. 전달 상승률 5.5%에 비하면 크게 낮지만 Fed의 물가 목표인 2%를 두 배 웃돌고 있다.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4월(0.4%)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물가인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5.3% 올라, 여전히 5%대 수준을 유지했다.

앞서 미국 Fed는 지난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00~5.25%로 동결하면서 공개한 점도표에서 연말 최종금리 중간값을 5.6%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Fed가 0.25%포인트 두 번 인상이 가능하는 계산이 나왔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주 상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기준금리를 두 번 인상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온라인 외환거래업체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금은 이런 뉴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양호한 경제지표는 Fed의 긴축기대를 견인하고 그것이 수익률을 마찬 가지로 밀어올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은 매력이 적어지게 마련이다.

독일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의 분석가들은 로이터통신에 "금에 있어 핵심 문제는 러시아 내부 긴장이나 정부 전복이 세계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의 정도"라고 분석했다.

금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28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정책패널로 참석해 할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금리 인상의 단서를 줄 것인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Fed가 7월에도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화 긴축으로 금값은 앞으로도 강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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