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옛 일진머티리얼즈)가 고성능 하이엔드의 동박을 앞세워 5년에 세계 동박시장 점유율 30%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올해 수주잔고 15조 원, 2025년 수주 잔고를 20조 원 달성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성장을 달성하기위한 성장전략으로 '하이엔드 초격차 기술력'을 제시했다.
동박(일렉포일)은 전기자동차,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대형 이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쓰이는 필수 핵심소재로 황산구리 용액을 전기 분해해 만드는 두께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얇은 구리 박(箔)이다. SK넥실리스가 점유율 세계 1위, 2위는 중국의 왓슨, 3위는 대만의 장춘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동박 세계 4위인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 원에 인수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바꾸고 배터리 소재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머티리얼즈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동박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약 6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페인에 연산 2만5000t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북미 지역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4일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회사 출범 첫 기자간담회에서 하이엔드(High-End) 초격차 기술력, 글로벌 거점 확대, 롯데화학군 시너지,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을 4대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업계 최초로 초고강도, 초연신 동박을 개발한 초격차 기술력을 기반으로 북미, 유럽,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주요 거점을 확대하겠다"면서 "하이엔드 동박 글로벌 넘버원(No.1)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28년까지 글로벌 동박생산량을 24만t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동박은 가격보다 고품질과 공급 안정이 중요한 테크 리딩 시장"이라면서 "국내 최초로 동박 국산화 성공하며 범용부터 고강도 고연신 고부가 하이엔드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동박 산업 성장을 주도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박 성장 주도 제품은 초극박 고강도 고연신 하이엔드 동박 제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 측은 설비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8만t 증설은 투자를 마쳤고 추가로 16만t을 증설하려면 수 조 원을 투입해야 한다. 회사 측은 자금조달 방안과 관련해 1조 원을 확보했으며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측은 오는 2028년까지 벌어들이는 내부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고체전해질 △3세대 실리콘 복합 음극활물질 △LFP 양극활물질 등 미래 사업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도 추진 중이다. 내년까지 수분 안정형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파일럿 제품 생산과 리튬인산철(LFP) 양극활물질 양산 라인 구축도 마칠 예정이다. 김 대표는 "2025년 전후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대량 출시될 전망"이라면서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개선을 위해 극박 동박 제품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전기차 시장이 2030년까지 5700만 대 규모로 성장하고 약 3700GW 수준 배터리가 필요하며 현재 50만t 수준 동박 수요는 2030년 약 220만t까지 4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은 부진하다.지난해 1분기 216억 원에서 2분기 252억 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61억 원에 그쳤다. 인수가 결정된 지난해 10월 5만대인 주가는 현재 4만 원대로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4만8600원으로 전날에 비해 1.82% 빠졌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가 5만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0년 12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