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P 민간 고용 급증 '쇼크'…Fed 2회 추가 인상 '긴축 공포'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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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P 민간 고용 급증 '쇼크'…Fed 2회 추가 인상 '긴축 공포' 만연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7.0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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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 상태임을 보여주는 지표가 또 나왔다. 이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더 강력한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긴축공포'가 퍼지고 있다. 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5%를 돌파하며 16년 사이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이에 증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는 하락했다.

미국의 6월 민간부문 고용이 49만7000개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예상 22만개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공포를 키우고 있다. 고용 안내판이 붙어 있다. 사진=CNN비즈니스
미국의 6월 민간부문 고용이 49만7000개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예상 22만개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공포를 키우고 있다. 고용 안내판이 붙어 있다. 사진=CNN비즈니스

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1.07% 하락한 3만3922.26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0.79% 내린 4411.59에 거래를 끝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82% 떨어진 1만3679.04를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큰 폭 약세를 보였다. 개장 전 나온 민간 고용 지표가 '쇼크' 수준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일자리 공급은 크게 늘어난 반면, 구인 수요는 조금 둔화되는 수준으로 고용시장이 여전히 과열상태임을 보여줘 중앙은행이 긴축의 고삐를 더 죌 것이라는 우려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주식시장은 하락 마감했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가 공개한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은 49만7000명 늘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 명)를 두 배 이상 훌쩍 넘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폭 증가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레저·접객업에서 23만2000명의 일자리가 늘어 최대 폭 증가를 기록했고, 건설업(9만7000명)과 무역·운수·유틸리티(9만 명) 역시 많이 늘었다.

넬라 리차드슨(Nela Richardson) ADP 조사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객 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고용이 늘면서 민간 고용이 예상치를 크게 넘어섯고 임금상승률이 둔화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용시자이 여전히 과열 상태임을 보여주는 고용정보업체 ADP 보고서와 신규 실업급여 청구건수 통계가 나왔다.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야후파이낸스
미국 고용시자이 여전히 과열 상태임을 보여주는 고용정보업체 ADP 보고서와 신규 실업급여 청구건수 통계가 나왔다.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야후파이낸스

이날 나온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5주차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4만8000건으로 나타났다. 직전주(23만6000건)보다 1만2000건 늘었고, 시장 전망치(24만5000건)보다 약간 많았다. 20만 건 초중반대는 역사상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연속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1만3000건 감소한 172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의 구인 규모는 완화했다. 노동부가 내놓은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5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80만 건으로 나타났다. 4월(1030만 건)보다 49만6000건 감소했고 월가 전망치(1000만 건)를 밑돈 것으로 2년 사이 최저치다.

그러나 1000만 건 안팎 규모는 역사적으로 보면 아직 많으며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번보다 높은 수준이다. 

종합하면 미국 노동시장은 2021년과 2022년 극도의 빠듯함은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근로자들은 여전히 일자리 기회가 풍부한 상태다.  

탄탄한 고용지표가 나오면서 미국 경기 연착륙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인디드하이어링랩(Indeed Hiring Lab)'의 닉 벙커 조담당 이사는 "JOLTS 보고서는 차차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튼실한 노동시장, 1년 전보다는 좀 더 식었지만 여전히 뜨거운 노동시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벙커 이사는 "최근 수개월 동안의 노동지표 등을 고려하면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High Frequency Economics)는 "노동시장에서 수요 우위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수요와 공급 균형이 이뤄질 때까지 정책금리 상승 궤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강도 높은 긴축으로 매파 성향(긴축 선호)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제롬 파월 Fed 의장.Fed는 이달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진은 파월 의장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잭슨 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Fed 유튜브 캡쳐
강도 높은 긴축으로 매파 성향(긴축 선호)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제롬 파월 Fed 의장.Fed는 이달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진은 파월 의장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잭슨 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Fed 유튜브 캡쳐

결론은 Fed의 강도높은 금리 인상에도 노동시장 과열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Fed가 더 강도높게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Fed가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Fed가 이달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현재 5.00~5.25%인 기준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92.4%로 점치고 있다.

시장은 또 9월과 11월 FOMC에서 5.50~5.75%로 인상할 확률을 각각 27.7%, 38.8%로 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 안팎 수준에 그쳤는데, 이제는 40% 안팎까지 오른 것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최근 상하원 청문회는 물론,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정책포럼 등 여러 기회에 추가 금리 인상 의사를 분명히 했다.

코레미카 자산운용의 존 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DP 민간 고용이) 예상보다 두 배 넘게 많았기 때문이 Fed가 더 공격적이어야 할 것이라는 공포를 더 키웠다"고 평가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중앙은행연구협회(CBRA) 회의에서 "지난달 FOMC에서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했을 것"이라면서 "지난달 회의 때 나온 모든 메시지가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전달하고 금융 여건을 상당히 긴축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욕채권시장은 급격히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다. 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120%까지 치솟았다. 전거래일 대비 17bp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2007년 6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시장의 관심은 7일 나오는 미국 정부의 지난달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쏠린다. 조사회사 팩트셋이 집계한 비농업 신규 고용 전망치는 20만 5000명 증가에 실업률은 3.6%,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만 명 증가에 실업률 3.6%다. 둘다 6월 실적(33만9000명)에 비해 확실하게 둔화한 것이지만 실업률 예상치는 역대 최저 수준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 고용보고서 수치에 따라 증시는 다시 요동칠 수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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