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황제주(100만 원) 등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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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황제주(100만 원) 등극하나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7.0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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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양극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가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주당 가격이 100만 원을 넘는 '황제주' 등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 사옥.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의 양극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 사옥.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는 6일 코스닥 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0.21% 내린 94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인 5일에는 6.43% 상승한 94만3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95만80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시가총액도 25조1000억 원대로 늘어 코스닥 시총 1위인 자회사 에코프로비엠(26조9000원 대)에 근접했다. 에코프로비엠은 5일 2.55% 오른 28만1000원에 장을 마쳤고 6일에는 2.31% 빠진 27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식시장에서는 8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5월에는 편입이 불발 됐지만 8월에는 편입이 유력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지난 6월엔 MSCI 다음으로 추종하는 펀드 규모가 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편입됐다.

이 같은 호재에 힙입어 에코프로는 코스닥 시장에서 '황제주' 자리를 노리고 있다. 7일 기준 94만3000원. 고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에코프로 주가는 올들어 수직 상승했다. 연초 10만 원대에서 4월 초 70만 원대까지 급등했다.이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 전기차 수요 증가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불을 지폈다. 미국 IRA 세부법안에서 양극활물질이 핵심 광물로 포함되며 양극재 기업들의 지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시각이다.

에코프로비엠은 SK온, 포드와 함께 양극재 생산시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은 SK온, 포드와 함께 양극재 생산시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사진=에코프로비엠

최근에는 미국 테슬라 효과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썼다. 테슬라의 판매량 급증 소식에 에코프로를 비롯한 국내 2차전지 종목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현지시각) 테슬라의 2분기 각국 인도 차량 대수가 46만6000대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3%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44만5000대를 뛰어넘는 수치다. 테슬라의 차량 인도가 급증한 것은 최근 텍사스주 오스틴에 공장을 확장하면서 생산 능력을 키운 까닭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도 수요 증가의 요인이다.

에코프로 랠리가 계속되자 국내 증권사들은 과열 경고 리포트를 잇따라 내놨다. 성장은 굳건하나 주가는 과열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나증권은 지난 4월 11일 에코프로에 대해 단기 과열됐다며 '매수'에서 '매도'로 투자의견을 낮췄다.하나증권 김현수 연구위원은 당시 "위대한 기업이나 현 주가는 그 위대함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면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했다. 적정 가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이유였다. 김현수 연구위원이 제시한 목표가는 45만4000원으로 6일 종가94만1000원)의 절반을 밑돈다. 

삼성증권은 지난 5월2일 에코프로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홀드)'과 목표주가 40만 원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자회사 보유지분 가치 상승에 따라 기존 목표가 38만 원보다 5.3% 올린 것이다. 당시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 주가는 지주사의 적정가치를 넘어선 상황으로,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면서 "주당순자산가치(NAV) 대비 50% 프리미엄(웃돈)을 받는 현저한 고평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주가는 73만3000원으로 목표주가는 45.4% 낮은 수준이었다.

에코프로 1분기 실적 추정. 사진=삼성증권
에코프로 1분기 실적 추정. 사진=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도 에코프로비엠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조정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3일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과열 국면이 심화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는 2030년까지의 예상 성장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미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나,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 이익을 반영해서 당분간 이를 검증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주가는 26만7000원이엇지만 목표주가는 20만 원을 유지했다.

리스크도 터졌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법정 구속되는 CEO 리스크였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는 5월 11일 항소심에서 이동채 전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1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법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 대해 집행유예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벌금 22억원을 선고했다.

주가 조정에 대한 예상이 빗나가면서 증권사와 헤지펀드들은 비상이 걸렸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공매도한 헤지펀드들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에코프로 주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2520억 원에 이른다. 주요 공매도 주체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에코프로 주가가 20% 급등한 지난 3일 에코프로를 무려 32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증권사들도 아직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를 변경하지 않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서 고심중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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