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농업기업 '니뷸론' 창업주 사망·전쟁에도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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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농업기업 '니뷸론' 창업주 사망·전쟁에도 수출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7.08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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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CEO, 다뉴브강 수출 통로 확보

지난해 7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숨지는 타격을 입은 우크라이나 농업기업 '니뷸론'이 전쟁의 참화속에서도 농산물 수출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주의 평소 소망대로 흑해 항구만이 아니라 다뉴브강을 통한 수출 통로를 개척한 덕분이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기업 니뷸론의 수출 터미널과 선박 전경. 사진=니뷸론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기업 니뷸론의 수출 터미널과 선박 전경. 사진=니뷸론

로이터통신은 전쟁의 타격을 받은 니뷸론이 다뉴브 수출에 집중함으로써 전쟁에서 살아남았다고 7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수출기업인 니뷸론의 창업자 겸 대표이사인 올렉시 바다투르시키(Oleksiy Vadaturskiy) CEO는 지난해 7월31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자택에서 숨지기 전에 다뉴브 강을 경유하는 수출항로 구축을 결심했다. 이는 전쟁으로 위태로운 흑해 항구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할 것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니뷸론 로고. 사진=니뷸론
니뷸론 로고. 사진=니뷸론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출범한 흑해곡물수출협정이 러시아의 거부를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을 보면 그의 판단이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뉴브강은 니뷸론의 주요 수출 통로가 됐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흑해 항구를 봉쇄하자 니뷸론은 다뉴브강을 통해 월 19만t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안드리 바다투르스키 니뷸론 최고경영자(CEO). 사진=니뷸론
안드리 바다투르스키 니뷸론 최고경영자(CEO). 사진=니뷸론

바다투르스키에 이어  CEO직을 승계한 아들 안드리 바다투르시키는 키이우에서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의 결정이 회사가파산하지 않은 이유이며 제게 남긴 생존키트"라고 설명했다. 

현재 니뷸론은 우쿠라이나 남서쪽 다뉴브강에 터미널을 건립하고 있으며 월25만t을 처리할 수 있는 세번쩍 선석을 8월에 완공할 예정으로 있다고 바다투르스키 CEO는 전했다.

그는 다뉴브강은 지난 2022~23년 시즌 니뷸론 수출량의 약 절반을 차지했고 이 비중은 올해는 70~80%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다투르스키는 "니뷸론은 흑해 곡물협정을 신뢰하지 않으며 처음에 합의됐을 때 놀랬다"면서 "이 협정은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바이어들은 협정을 피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분였다.

지난해 7월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으로 숨진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기업 니뷸론 창업자인  바타투르스키 최고경영자(CEO)가 생전 우크라이나 밀밭에서 팔을 활짝 펴고 웃고 있다. 사진=니카 멜코제로바 트위터
지난해 7월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으로 숨진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기업 니뷸론 창업자인  바타투르스키 최고경영자(CEO)가 생전 우크라이나 밀밭에서 팔을 활짝 펴고 웃고 있다. 사진=니카 멜코제로바 트위터

바다투르스키가 숨졌을 당시 미국의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니뷸론이 우크라이나 곡물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3대 기업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니뷸론이 연매출 20억 달러선을 유지하면서 '커넬'과 함께 우크라이나 농업기업 매출 1, 2위 자리를 주고받고 있는 대기업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유일하게 자체 선단과 조선소를 갖춰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최근 카호우카 댐을 파괴하고 물이 빠지면서 니뷸론이 하천을 통한 운송 능력은 크게 타격을 입었다. 댐 재건과 저수 용량 확충이 이뤄져야 운항이 가능해질 텐데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이다.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서 가까운 므콜라이우에 본사를 둔 니뷸론은 밀과 보리, 옥수수를 수출한다. 니뷸론에 따르면, 2020~21년에 460만t의 곡물을 수출했는데 2022~23년 수출은 그절반인 234만t에 그쳤다. 니뷸론은 곡물 225만t 저장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쟁 전 7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지만 전쟁 후 군복무와 사망, 피란민 발생으로 40%가 줄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고 바다투르스키 대표의 자산이 2020년 기준으로 4억 3000만 달러, 우크라이나 부호 순위 15위로 평가했다.1947년 생인 고 바다투르스키는 1991년부터 니뷸론의 대표직을 맡았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박준환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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