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의 마술, 철강에서 이차전지로 변신...주가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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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의 마술, 철강에서 이차전지로 변신...주가 폭등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7.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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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주가가 질주하고 있다. 정체기에 직면한 철강 산업 대신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결과 주가는 폭등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은 이차전지 원료부터 소재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차근차근 구축하면서 포스코를 철강기업으로 이차전지 소재 전문 기업으로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최정우 회장의 경영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지만 전세계 전기차 보급확대와 이차전지 소재 수요 증가를 감안한다면 그의 판단과 포스코그룹 주가 상승은 적확한 것으로 보인다. 흠을 꼽자면 윤석열 정부와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 뿐이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이 11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2회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포스코홀딩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이 11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2회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포스코홀딩스

1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확대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4일 44만7000원으로 전날에 비해 3.59% 상승 마감했다. 12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종가(27만2000원)에 비하면 61.66% 상승했다. 

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 주가도 같은날 3.22% 오른 40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1월2일 종가(19만1500원)에 비해 122.78% 올랐다.

종합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도 2만1600원에서  4만8450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이날에는 무려 5.79% 폭등했고 올들어 이날까지 상승률은 114.38%에 이른다.

이차전지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계열사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철강제품포장과 철강부원료 등을 생산하는 업체인 포스코엠텍은 주식시장에서는 리튬 테마주로 묶여 같은날 무려 20.36% 폭등한 3만3100원으로 마감했다. 올들어 이날까지 상승률이 314.27%다.

포스코그룹의 IT서비스와 시스템 엔지니어링 사업을 하는 계열사인 포스코DX도 10일 27.36%, 13일 17.44%. 14일 1.19% 올라 2만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올들어 주가 상승률이 308.80%에 이른다. 또 도금·컬러강판제품을 생산하는 포스코틸리언도 같은날 15.52% 오른 6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면서 올들어 이날가지 상승률이 98.76%를 기록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포스코그룹을 철강에서 이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능력을 발휘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다첫 차례 해외순방에서 제외되는 등 정치권과는 매끄럽지 못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회장. 포스코그룹을 철강에서 이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능력을 발휘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다첫 차례 해외순방에서 제외되는 등 정치권과는 매끄럽지 못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이 모든 것은 포스코그룹의 대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최정우 회장의 선구안이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철강, 이차전지 소재, 수소 등에 121조 원을 투자해 본업인 철강을 뛰어 넘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미래 소재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철'의 포스코를 소재의 포스코로 변신하는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포스코그룹이 지난 11일 열린 '2차전지 소재사업 밸류데이'를 통해 완성 배터리만 제외하고 배터리 원료부터 핵심 소재까지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2030년 2차전지 소재사업에서만 62조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1년 전에 발표한 매출 목표(41조 원)보다 50% 높은 수치로 포스코가 대전화에 얼마나 진심을 갖고 접근하는 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포스코그룹 이차전지 자원-원료-소재 밸류체인.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 이차전지 자원-원료-소재 밸류체인.사진=포스코홀딩스

증권사들은 주가 상승에 맞춰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포스코그룹이 이제 더 이상 철강 회사가 아니며, 이차전지 업체라고 평가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오는 2026년 리튬가치를 4조 9000억 원에서 6조 7000억 원으로 평가한 것을 근거로  POSCO홀딩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44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철강재 평균 판매단가(ASP)의 소폭 하락(t당 6000원)과 투입단가의 상승(t당 4만 9000원)에도 탄소강 판매량이 64만2000t 증가해 고정비가 전분기 대비 600억 원 이상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사업회사 포스코의 영업이익을 7630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이차전지 소재 밸류데이(Value Day)에서 리튬, 니켈, 양극재, 음극재의 2030년까지의 캐파(CAPA) 계획이 발표됐다"면서 "추정에 의하면 직전 대비 리튬 사업부문 EBITDA(법인세감가상각전영업이익)를 2030년 기준으로 6조5000억 원에서 7조7000억 원으로 상향시키는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밸류데이에서 발표된 캐파는 리튬 42만 3000t, 니켈 24만t, 양극재 100만t, 음극재 37만t으로 직전까지 발표된 리튬 30만t, 니켈 22만t, 양극재 61만t, 음극재 32만t보다 대폭 상향됐다. 

포스코그룹의 주가가 고평가됐다거나 과열됐다는 경고음은 투자자들이 유의할 부분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사업의 장래 성장성이나 회사의 신사업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시장 테마 형성과 수급 쏠림에 의한 주가 급등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35만 원을 유지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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