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6월 소비자물가 2.8% 상승…2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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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6월 소비자물가 2.8% 상승…2년 만에 최저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3.07.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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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윳값 급락으로 6월 캐나다의 소비자 물가가 1년 전에 비해 2.8% 상승하는 데 그쳤다.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캐나다 물가 당국의 물가 관리 목표 범위인 2%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정책을 바꿀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캐나다의 휘발윳값이 6월 21.6% 급락하면서 소비자물가 하락에 기여했다.1년 여 전인 지난해 5월 당시 쉘 운영 주유소 폴사인에 무연휘발유값이 리터당 2.279달러로 적혀있다. 사진=CBC뉴스
캐나다의 휘발윳값이 6월 21.6% 급락하면서 소비자물가 하락에 기여했다.1년 여 전인 지난해 5월 당시 쉘 운영 주유소 폴사인에 무연휘발유값이 리터당 2.279달러로 적혀있다. 사진=CBC뉴스

캐나다 통계청은 18일 펴낸  월간 물가 동향 보고서에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달 3.4%에서 2.8% 상승으로 상승률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3%를 밑도는 것이며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캐나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8.1% 오르면서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세를 타 5월에는 3.4%로 뚝 떨어졌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 둔화는 휘발유 가격 하락이 주도했다. 휘발윳값은 전년 동월 대비 21.6% 떨어졌다. 휘발유 가격을 제외하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통신서비스 가격이 14.7%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하락에 기여했다.인터넷 접속료는 지난 1년 동안 3.2% 떨어졌는데 특히 지난달에만 5% 내렸다. 캐나다 통계청은 "이는 온타리오주의 프로모션과 퀘벡주의 가격인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식료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9.1%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다.또 BOC의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장기 주택 대출(모기지) 금리도 1년 전보다 3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식료품 가격을 제외하면 물가상승률은 1.7%, 모기지 금리를 제외하면 2%에 그친다고 CBC캐나다는 전했다.  

집주인들이 대출금리를 임대료에 전가하면서 임대료는 5.8% 상승했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에 기여한 단일 항목 중 모기지 이자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주택 임차인들이 체감하는 임대료 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캘거리에서 방 2개짜리 주택의 임차료가 월 1550달러에서 1950달러로 껑충 뛴 사례가 적지 않다.  

캐나다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식품, 모기지, 휘발유 물가 추이.캐나다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사진=CBC캐나다
캐나다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식품, 모기지, 휘발유 물가 추이.캐나다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사진=CBC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은 1∼3%를 물가 관리 목표권으로 삼고 중간인 2%를 정책 목표치로 정해 놓고 관리하고 있다. 물가가 급등하면 금리를 올려 물가를 안정시키고 있다.  BOC는 물가 안정 전망을 내년 하반기에서 2025년 중반으로 수정하면서 6월에 이어 지난 12일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 결과 기준 금리는 연 5%로 올라가 지난 2001년 4월 이후 22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출금이 많은 캐나다 금융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금리 부담에 짓눌리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12일 지난해 3월 이후 10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사진=CBC 유튜브 캡쳐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12일 지난해 3월 이후 10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사진=CBC 유튜브 캡쳐

현재 캐나다에서는 물가에 관한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식료품 가격을 급등시킨 요인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식품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희망을 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의 클레어 팬(Claire Fan) 이코노미스크와 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반면, 휘발유 가격 하락의 영향이 점차 감소하면서 소비자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 경우 BOC가 금리 인상 처방을 또 쓸 수 있고 금융소비자 고통은 더 심해질 수 있다.그 결과 많은 소비자들이 다른 소비지출을 줄여 비용을 마련하는 내핍생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감소는 수요감소에 이어 가격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물가가 내려가는 장기 사이클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물가가 스스로 목표치로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6월 소비자물가 하락에는 인터넷 요금 인하, 휘발윳값 하락 등 일회성 요인 탓이 크기 때문이다.이걸 제외하면 물가는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데자뎅 카피탈의 로이스 멘데스 이코노미스트의 충고다. BOC는 앞으로 수개월간 기준 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경제지표를 보고 금리 결정을 할 것으로 보는 게 옳을 듯하다. 물가가 확실하게 2%에 이를 때까지 좀 더 긴축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겠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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