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로 세계 곡물리스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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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악화로 세계 곡물리스크 커진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7.2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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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 , 기사여건 개선되지 않으면 국제곡물 가격 상승, 식품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 전망

주요국 기상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세계 곡물생산 전망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며 하반기 국제곡물 가격의 상승과 그에 따른 식품 인플레이션, 식량안보 위기 재점화 가능성이 있다는 국제금융센터의 진단이 나왔다.

호주산 보리의 구세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등장했다.사진=호주수출곡물혁신센터(AEGIC)
호주산 보리의 구세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등장했다.사진=호주수출곡물혁신센터(AEGIC)

국제금융센터의 오정석 전무위원은 지난 21일  펴낸 '주요국 농업기상 악화와 세계 곡물수급 리스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20일 미국 선물시장에서 밀 선물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지만 옥수수 선물가격은 하락했으며 대수선물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밀선물 가격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가격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CBOT 9월 인도 연질 적색 겨울밀 선물(WU3)은 전날에 비해 0.1%(0.75센트) 하락한 부셸당 8.75달러를 기록했다. 옥수수 12월 인도 선물(CZ3 )은 3.2%(6.75센트) 내린 부셸당 5.46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3주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차익실현 매물 출현의 결과로 풀이됐다. 대두 8월 인도 선물(SQ4)는 0.2% 상승했고 11월 인도 선물(SX3)은 부셸당 14.08달러로 변동없이 마감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뜨르면 미국의 옥수수와 콩 핵심 생산지인 중서부지역은 6월 중순 이후 가뭄 상태이며, 캐나다·유럽·인도 등의 주요 경작지도 토양수분 부족 등 가뭄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중서부지역은 최근 전체의 58.2%가 가뭄이며, 31.8%는 이상건조(abnormally dry) 상태이다. 가뭄과 이상건조를 합한 90.0%로 2012년 이후 최고치다.

캐나다의  소맥(밀) 생산지인 캐나다 중서부에 위치한 앨버타주의 토양수분도가 50여 년 사이 최저 수준이며, 유럽연합(EU) 27개국의 40.1%가 강우량 부족으로 건조 경보가 발령 중이다. 인도는 중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가뭄 상황이 지속되는 반면, 북부는 폭우와 홍수 발생했다. 

가뭄으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개울. 서스캐처원주의 서쪽이 캐나다 밀 생산지인 앨버타주다. 사진=CBC뉴스
가뭄으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개울. 서스캐처원주의 서쪽이 캐나다 밀 생산지인 앨버타주다. 사진=CBC뉴스

이에 따라 작황은 부진하다. 미국은 최근 주요 곡물의 품질이 가뭄의 영향으로 지난해와 평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캐나다와 유럽도 곡물 품질이 낮아지는 상황라고 오 전문위원은 전했다. 

미국 옥수수의 경우, 상급품질 비율이 57%로 지난해(64%)와 예년 평균(65.6%)을 큰 폭으로 밑돌고 대두(콩)의 상급품질도 지난해와 예년 평균을 10%포인트 이상 밑돌았다. 

프랑스의 소맥 상급품질은 80%를 웃돌며 양호하지만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다. 또 캐나다 앨버타의 전체 곡물의 상급품질은 45.1%로 예년 평균(66.1%)을 크게 밑돌았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일부 곡물의 생산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기는 했으나 2023/24년 세계 곡물 수급은 전년보다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고 전했다.

국제곡물이사회(IGC)가 7월 보고서에서 수정한 올해 전체 곡물 생산량과 밀,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 사진=IGC
국제곡물이사회(IGC)가 7월 보고서에서 수정한 올해 전체 곡물 생산량과 밀,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 사진=IGC

주요국 농업기상여건이 좋지 않으나 미 농무부(USDA)와 국제곡물이사회(IGC)는 세계 곡물 생산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USDA는 재고도 4년 만에 증가세 전환을 예상한다. 

품목별로는 옥수수와 대두의 생산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국가별로는 미국·  아르헨티나·유럽은 호조, 호주·러시아·브라질은 부진할 것으로 IGC는 전망했다.

오정석 전문 위원은 주요국 기상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세계 곡물생산 전망의 하향조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하반기 국제곡물 가격의 상승과 그에 따른 식품 인플레이션, 식량안보 위기 재점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전문위원은 최근 세계 곡물수급 전망은 7월 이후 주요국의 기상여건 개선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가뭄이 해소되지 않으면 2012년의 사례처럼 수급 전망이 급격히 하향조정될 소지가 있다면서 주요국의 곡물 생산 전망이 대폭 낮아질 경우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탈퇴 등 지정학적 불안과 맞물려 국제곡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위험이 잠재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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