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곡물협정 중단, 수급 차질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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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곡물협정 중단, 수급 차질 가능성 낮아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7.2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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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연장 거부에 따라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차질 걱정되지만 세계 곡물 시장 수급 차질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도입된 흑해곡물협정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보장한 것으로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산 곡물 3280만t,러시아산 곡물 2000만t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러시아가 지난 17일 흑해곡물협정 연장을 거부하고 파기 선언을 함에 따라 18일부터 협정 효력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 해발기유의 주요 수출국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에 곡물 수출용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흑해 수출 곡물이 전세계 곡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사진=신한투자증권
흑해 수출 곡물이 전세계 곡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사진=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임환열 연구원은 25일 경제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흑해를 통해 수출되는 곡물이 세계 곡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재고도 높다고 이유를 밝혔다. 흑해를 통해 수출되는 옥수수와 밀의 수출 비중은 전 세계 수출량에서 각각 10%, 4% 수준이다.  또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2/23년 세계 옥수수와 밀 재고율은 각각 25%와 34%로 장기 평균에 근접하고 있다.

아울러 라니냐 현상 종료되면서 생산량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라니냐는 적도 동태평양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저수온 현상이 강화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엘니뇨의 반대 기후다.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호주 북부지역에는 강수량이 크게 증가해 홍수가 일어나고, 페루와 칠레 지역에는 가뭄이 동반된다.

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절반 가량 유럽 본토를 거치는 육로로 수출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기업 니뷸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바타투르스키가 생전에 우크라이나 밀밭에서 팔을 활짝 펴고 웃고 있다. 사진=니카 멜코제로바 트위터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기업 니뷸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바타투르스키가 생전에 우크라이나 밀밭에서 팔을 활짝 펴고 웃고 있다. 사진=니카 멜코제로바 트위터

임 연구원은 세계 교역량에서 우크라이나산 비중이 높은 해바라기유의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는 해바라기유 수입의 70% 넘는 물량을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다. 흑해곡물협정 만료 이후 해바라기유의 수출 급감하면서 식용유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흑해산 밀에 대한 의존도 높은 소말리아, 튀니지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수급 차질 발생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부 물량은 러시아를 통해 조달 가능하지만 러시아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 강화가 확대될 것"이라면서 "향후 기후 변화 등 공급 측 요인 변화 가세 시 곡물 가격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 웹사이트 게시문을 통해  최근 종료된 흑해 곡물 협정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 '곡물 합의'를 계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협정의 인도주의적 목적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곡물 합의'가 애초 목적과 달리 미국과 유럽의 이익을 위해 쓰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아프리카로 향하는 곡물 수출을 러시아가 대체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수출용 상업 거래는 물론, (식량부족 국가의) 무상공급용으로도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러시아가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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