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레드백, 호주 장갑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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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레드백, 호주 장갑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7.27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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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육군 도입 초미의 관심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궤도장갑차인 '레드백(Redback)'이 호주 정부의 보병전투차량(IFV)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방산 기업 최초로 자체 기획한 '수출형 무기체계'가 선진 방산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가 기획하고 제작한 장갑차가 해외로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드백은 30mm 주포, 대전차 미사일로 무장하며, 무게가 42t에 이르는 중장갑 장갑차지만 고무궤도를 장착해 시속 65~70m로 주행할 수 있는 기동력을 갖추고 있다. 방위사업청도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국 육군의 전력 증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육군에 수출하기 위해 개발한 레드백 장갑차.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육군에 수출하기 위해 개발한 레드백 장갑차.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방위사업청은 호주군 현대화 사업인 'LAND 400 Phase3' 보병전투차량 최종 후보 2개 중 레드백이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호주군이 1960년대에 도입한 미국제 M113 장갑차를 교체하기 위한 사업이다.사업규모는 24억 호주달러(약 2조670억 원)이다.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호주군은 2027년 하반기부터 레드백 129대를 순차 배치한다. 물량은 당초 예상 450대보다 크게 줄었다. 

이번 사업에는 글로벌 선진 방산기업인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에이젝스', 영국 BAE시스템스의 'CV90',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가 레드백과 경쟁했고, 2019년 9월에 레드백과 링스 2개 기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레드백의 강점은 강력한 공격력은 물론 방어력과 뛰어난 전장상황 인식능력이 꼽힌다. 장갑차 주변 상황을 360도로 촬영해, 시스템이 자체합성한 뒤 지휘관이 쓴 헬멧으로 전송하는 상황인식 카메라와 헬멧 전시기인 '아이언 비전'은 전차 승무원들의 주야간 전장상황 인식능력을 크게 높여 전장에서 탑승병력의 하차 장소와 시기를 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병력의 생존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이용해 적 대전차미사일 등을 사전에 포착해 요격하는 '아이언 피스트' 능동방어기술이 탑재돼 있다. 적 대전차 미사일의 공격으로부터 탑승병력을 보호해 역시 생존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디펜스의 AS21 '레드백' 장갑차 전면. 고무궤도가 돋보인다 사진=제인스닷컴
한화디펜스의 AS21 '레드백' 장갑차 전면. 고무궤도가 돋보인다 사진=제인스닷컴

레드백은 한화가 글로벌 명품으로 자리매김한 K9 자주포와 우리 육군에 다량으로 배치된 K21 장갑차 등을 개발하면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중장갑차다. 통상 국내 군의 소요에 맞춰 개발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해외 수출을 목표로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이른 시일 안에 맞춰서 전략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출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우리 정부도 이번 수주전에서 한국기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했다. 방위사업청과 육군은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의 일환으로 2022년 4~5월 레드백을 시범 운용해 기동성과 운용편의성, 전술운용 등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국가안보실도  대통령 직속의 방산 수출 컨트롤 타워를 설립하고 수출을 지원했다. 정부는 또 창원 생산시설을 찾아 수출을 격려하고 자유진영의 우방국들과의 외교를 강화해 이번 수주를 지원했다.

최종 계약이 이뤄지면 한화는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중인 H-ACE(Hanwha Armored Vehicle Center of Excellency) 공장에서 레드백을 생산할 예정이다.  H-ACE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형 K9 자주포인 헌츠맨 AS9과 탄약운반차인 AS10을 생산하는 곳으로 2024년에 완공을 앞두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서 우방국의 국가 안보 강화를 통한 세계 평화와 국제 정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K방산의 해외진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레드백의 수출을 지원해준 국방부, 육군,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면서 "호주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등 선진 방산시장 공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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