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고주가 시대 끝? 일본은행(BOJ), YCC 유연화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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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고주가 시대 끝? 일본은행(BOJ), YCC 유연화 결정!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7.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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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시장에서 엔저와 주가상승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가 28일 장단기 금리조작정책(수익률곡선제어 YCC)의 운용을 유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장기채권금리가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BOJ)이 국채 수익률곡선(YCC) 정책을 유연하게 하기로 함에 따라 엔저와 고주가 시대가 끝이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은 일본 엔화 지폐. 사진=CNews DB
일본 중앙은행(BOJ)이 국채 수익률곡선(YCC) 정책을 유연하게 하기로 함에 따라 엔저와 고주가 시대가 끝이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은 일본 엔화 지폐. 사진=CNews DB

YCC는 장기 국채 수익률 변동폭을 정해놓고 이를 넘어서면 중앙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해 국채 수익률을 유지하는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다.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고조로 지난해부터 강경긴축에 나선 반면 일본은 그동안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눌러왔다. 초저성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일본은행의  장단금리조작 수정으로 인위로 억제된 금리가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게 되어 시장은 새로운 균형점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YCC 운용 유연화로 금리 상승이 용인돼 엔저가 지속되지 않고 주가에도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닛케이 225 평균주가는 28일 전날에 비해 131.93엔 내린 3만2759.23엔에 마감했고 엔달러 환율은 141.16~18엔으로 1.18엔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BOJ는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정책금리(-0.1%)를 동결하고 YCC 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매체들은 27일 BOJ가 YCC 정책을 유연화하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 총재. 사진=아시아파이낸셜
우에다 가즈오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 총재. 사진=아시아파이낸셜

새로운 안은 장기국채(10년물) 수익률 상한선을 0.5%로 유지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어느 정도 넘어서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BOJ는 지난해 12월 0%에서 ± 0.25% 정도인 장기금리 변동 폭을 ±0.5% 정도로 2배 확대했는데, 사실상 이를 더 상향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YCC 정책으로 BOJ의 국채 보유량이 지나치게 많아져 장단기금리 격차 등 채권시장 왜곡이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진데다 최근 물가가 오르는 등 일본 경제가 반등하면서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요구가 커진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우에다 총재는 이번 결정이 금융완화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임을 강조하면서 긴축 시그널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YCC정책 수정은 잠재적으로 BOJ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미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 또한 지난 5월 "2% 인플레이션이 달성 가능하고 지속 가능할 것으로 보이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고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BOJ가 지난달 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YCC정책 조기 수정을 요구하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요약본에 따르면 9명의 이사 중 6명은 "BOJ가 당분간 전반적인 통화 완화 정책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의 통화정책에서 벗어나는 단계에서 급격한 금리 변동을 방지하기 위해 YCC 수정에 대한 초기 단계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OJ 이사회 구성원에서 YCC수정에 대한 조기 토론 필요성이 명시적으로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금융시장은 BOJ 정책 결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금리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엔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즉 엔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BOJ의 YCC 수정 소식에 27일(미국 현지시각) 엔화가 급등하고 미국 증시와 채권 시장이 흔들렸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장중 16bp(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4%를 웃돈 수준으로 마감했다.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자 주식은 초반 상승을 포기했고 주요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특히 1987년 이후 최장 연승 행진을 기록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이날 1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일본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보유량이 방대한 상황에서 이들의 일본 자국 내 수익률이 미국보다 높아지기 시작하면 자국에 재투자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본국으로 보내려면 미국 포지션의 대규모 청산을 촉발할 수 있다는 공포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최보원 연구원은 "일본 국채금리 상승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미국 국채금리 상승, 글로벌 주식시장 자금 이탈 가능성, 일본 부채부담 증가, 엔달러환율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과거 대비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BOJ가 공격적인 금융정책 정상화 보다 유연화에 초점을 뒀고, 코로나19 이후의 글로벌 경제 활동 재개, 공급망 재편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최 연구원은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BOJ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상향했으나, 내년 전망치를 하향했다. YCC 정책 도입 목표인 안정적인 물가상승률 2% 도달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환율/증시 등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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