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채 얼마나 많길래 피치 신용등급 강등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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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채 얼마나 많길래 피치 신용등급 강등시켰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8.0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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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 1일(현지 시각) 국가부채를 이유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최고등급에서 바로 아래 등급으로 한 단계 떨어뜨린 것이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2011년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AAA'에서 'AA+'로 낮춘 이후 12년 만이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도대체 얼마길래 신용등급이 떨어질까?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국가채무를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사진은 미국 재무부 청사. 사진=미국 재무부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국가채무를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사진은 미국 재무부 청사. 사진=미국 재무부

피치는 물론 S&P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유로 재정악화와 나랏빚이 과도하게 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피치는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운영체계)의 악화 등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피치의 결정으로 미국은 네덜란드, 덴마크, 호주 등 피치의 최고 등급인 AAA 그룹에서 퇴출됐다. 대신 캐나다, 오스트리아, 핀란드, 뉴질랜드 등과 같은 AA+를 부여받았다.

미국 국가부채는 2008년 금융 위기 후, 그리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후 크게 늘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조  240억 달러로 10조 달러를 돌파했고  2009년 11조 9098억 달러, 2010년 13조 5616억 달러, 2011년 14조 7900억 달러, 2012년 16조 660억 달러로 급격히 불어났다.이어 2018년에는 21조 5170억 달러로 처음으로 20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에도 부채는 계속 쌓여갔다. 2019년에는 22조 7194억 달러, 2020년에는 한 해데  4조 달러 이상 불어나 26조 9453억 달러를 돌파했고 2021년에는 28조 4289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30조 9289억 달러로 처음으로 30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3월 말 31조 4584억 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이달 1일 현재는 32조 5875억 달러 수준으로 더 불어났다. 이런 속도라면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말) 국가부채는 33조 달러에 육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 국가부채 추이. 사진=미국 재무부
미국 국가부채 추이. 사진=미국 재무부

피치 역시 미국의 정부부채가 계속 늘 것으로 예상한다.미국의 재정적자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6.3%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3.7%에서 급격히 불어난다는 뜻이다.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고스란히 나라빚으로 쌓인다. 이에 따라 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도 올해 112.9%에서 2025년엔 118.4%로 높아질 것으로 피치는 예상하고 있다. 

AAA 등급 국가들은 이 비율(중간값)이 39.3%, 바로 밑 AA 등급 국가도 44.7%인 데 비해 미국은 2.5배 이상 높다.

피치는 특히 재정과 부채 한도 문제를 놓고 미국 정치권이 악화일로를 걸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피치는 평가 결과서에서 "지난 20년간 미국 거버넌스의 표준이 꾸준히 악화했다"면서 "지난 6월 부채 한도를 2년간 유예하기로 초당적 합의를 했지만, 부채 한도와 관련해 반복된 정쟁과 막판 타결은 재정 관리에 대한 신뢰를 잠식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는 2001년 이후 현재까지 부채 한도를 20번 높였다. 과거 대부분의 경우엔 정부부채가 상한에 다다르기 전에 의회가 먼저 한도를 올려줬다.그런데 최근에는 부채 한도 상향은 정쟁 대상이 되는 경우가 늘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년 8월 행정부와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부채 한도 인상을 두고 막판까지 극한의 대립을 벌이다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시한 이틀 전에 겨우 타결했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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