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85~90달러 등락,물가부담은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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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85~90달러 등락,물가부담은 제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8.03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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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일 상승하면서 배럴당 80 달러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 월 한 달 간 11.6 달러(전월 대비 15.8%) 상승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7월 한국 물가 둔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게 석유류 가격 하락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가 상승세는 물가 상승을 예고한다. 이에 따라 유가가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 물가에 얼마나 악영향을 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하이투자증권은 국제유가가 오르더라도 배럴당 85~90달러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며 물가에 주는 영향도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공급감소와 경기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수요증가 전망이 맞물리면서 배럴당 80달러선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2.3% 하락하는 데 석유류 가격의 하락이 크게 기여한 만큼 유가상승은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가 공급감소와 경기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수요증가 전망이 맞물리면서 배럴당 80달러선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2.3% 하락하는 데 석유류 가격의 하락이 크게 기여한 만큼 유가상승은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2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부텍사스산원유(WTI)은 9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에 비해 2.3%(1.88달러) 내린 배럴당 7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종가는 지난 7월 26일 이후 최저치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2.0%(1.71달러) 하락한 배럴당 83.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WTI 가격은 7월 말 배럴당 81.80달러로 6월 말에 비해 15.8% 상승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74.90달러에서 85.56달러로 14.2% 뛰었고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 두바이유는 76.05달러에서 85.59달러로 12.5% 상승했다. 

WTI 등 7월 시황. 사진=국제금융센터
WTI 등 7월 시황. 사진=국제금융센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있는 이유로는 수급 요건이 꼽힌다. 유가부양을 위해 사우디와 러시아가 자발적 감산에 나서고 있는 게 유가 상승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에서 합의한 기존 감산조치 이외에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을 9월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이이에 따라 사우디 생산량은 하루 900만 배럴 수준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 연착륙 기대감도 유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미국 2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경기 연착륙 기대감 확산되었고 유로 경기 역시 침체 우려에도 2분기 GDP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유로존 2 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로 시장 예상치 0.2%를 조금 웃돌면서 침체
리스크를 완화시켰다.

주요국 경기가 기대보다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가 상승의 빌미를 제공한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착역에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경기부양에서 나서고 있는 것도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경기 부양책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지만 소비 부양과 부동산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부양 정책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단 원자재 가격 강세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 유가 안정을 위해 방출한 미국 전략비축유의 재비축 수요 기대감도 일정부분 원유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물가 상승 둔화 시점에 유가 상승은 별로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국제유가와 미국 물가추이.사진=하이투자증권
국제유가와 미국 물가추이.사진=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의 박상현 연구원은 "수급 우려에도 경기를 고려할 때 유가 추가 급등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예상과 달리 유가가 다소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하이투자증권은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등을 중심으로 감산 정책이 유가 추가 상승압력이지만 글로벌 경기사이클이 원유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유가 추가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상업 원유재고 수준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중이고 가솔린 재고의 경우 다소는 평균치를 밑돌지만 드라이빙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재고 수준이 회복될 여지가 있어 재고 부족에 따른 유가 상승 리스크도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중국 경기 부양강도와 달러화 지수가 변수지만 중국 부양강도가 아직 강하지 않고 달러화 역시 향후 금리인상 사이클 중단 이후에도 약세폭은 크지 않을 것인 만큼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박 연구원은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7월 유가 급등이 7~8월 미국 소비자물가에는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에 부정의 영향을 미치고 기저효과가 소멸되는 시점에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부담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그는 물가 둔화 추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천연가스 등은 추세적으로 큰 움직임이 없어 에너지 부문의 물가 상승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유가가 90 달러 이상으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이투자증권은 서비스 물가 하락이 물가 압력으로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국제금융센터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국제금융센터는 "7월 후반 미국의 휘발유와 WTI 선물가격간 스프레드가 배럴당 43달러까지 확대됐다"면서 "석유제품인 휘발유 가격의 상대적 고공행진은 향후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못박았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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