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펀더멘털 개선없으면 추세 상승 지속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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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펀더멘털 개선없으면 추세 상승 지속 어려울 듯"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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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유가 상단 WTI 85달러 전망 유지

국제유가가 최근 오름세지만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추세 상승 지속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하반기 유가 상단은 85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유가는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추세 상승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하나증권의 전망이 나왔다.하나증권은 하반기 국제유가 상단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85달러를 제시했다.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는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추세 상승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하나증권의 전망이 나왔다.하나증권은 하반기 국제유가 상단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85달러를 제시했다.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하나증권 전규원 연구원은 4일 내놓은 원자재 레시피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이 같은 진단은 하이투자장권 박상현 연구원의 진단과 일맥상통한다. 박상현 연구원은 "수급 우려에도 경기를 고려할 때 유가 추가 급등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예상과 달리 유가가 다소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하이투자증권은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85~90달러 범위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일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거래일에 비해 2.3%(1.88달러) 내린 배럴당 79.49달러에 마감됐다. WTI 종가는 지난 7월 26일 이후 가장 낮았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 선물도 2.0%(1.71달러) 떨어진 배럴당 83.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상승세를 탄 국제유가가 이날 내린 것은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 원유를 비롯한 위험자산 회피, 달러를 비롯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된 영향을 받았다. 원유를 비롯한 상품 가격은 미국 달러로 금액이 표시되고 거래되고 있는데 달러가치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반대로 원유 가격은 내려간다.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올해 내내 박스권 신세를 면치 못한 국제유가는 최근 연일 상승하고 있다.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이 제한되면서 원유시장의 공급 여건은 계속 타이트했는데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중국의 원유 수입물량이 증가 하자 상승 모멘텀을 확보한 것이라고 전 연구원은 평가했다.

중국의 6월 원유 수입물량은 전년대비 45.3% 증가하며 역대 세번째 규모로 늘어났다.

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회복되면서 지난 2021년 이후 지속해서 줄어든 원유 선물시장의 투기 매수세도 7월부터 크게 반등했다.

유가에 대한 사우디와 미국의 상반된 니즈, 미국 8월 전략비축유 매입 계획 연기 등 하반기 글로벌 원유시장의 공급 여건은 지난 2분기와 유사한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전 연구원은 내다봤다. 

4일 열릴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 공동감시위원회(JMMC)는 감산량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공급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는 그는 내다봤다. 유가 부양을 위해 8월까지 자체 감산을 단행하고 있는 사우디는 연초 대비 생산량이 하루 약 123만 배럴 줄었는데 9월까지 이 정책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미국도 가동중인 원유 시추공수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원유 생산량이 약보합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공급이 늘어나기 어려운 여건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8월에 예정된 600만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재매 입 계획을 철회했다. 이는 지난 2022년에 배럴당 평균 95달러 수준으로 전략비축유를 판매한 만큼, 유가가 납세자에게 우호적인 수준인 배럴당 67~72까지 내려갔을 때 비축유를 재매입하 겠다고 밝혔는데, WTI가 최근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면서 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연구원은 휘발유 소매가격이 차츰 오르고 있어 하반기 물가 하락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현 시점에서 원유 공급 물량을 줄이는 선택은 쉽지 않을 듯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추세 상승 지속은 어려울 수 있어 한동안 타이트한 공급 여건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유가는 위험자산 선호, 경기 회복 기대 등 수요측 이벤트에 연동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재 소비 비중이 높은 제조업 기업들의 심리는 여전히 부진하며, 글로벌 원자재 수요를 확인하는 프록시 지표인 댈러스 연은의 경제활동지수는 전년 대비 45.7%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유가가 현 수준에서 추가 상승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연구원은 "드라이빙 시즌이 종료되는 9월 초 이후 석유 재고와 경기 펀더멘털을 확인하며 유가 향방을 가늠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하반기 국제유가의 상단은 WTI 기준으로 배럴당 85달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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