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가 부진의 근인...본업 '제련업' 수익성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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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가 부진의 근인...본업 '제련업' 수익성 후퇴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8.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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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5년 사이 12%→6%대로 뚝...현대차증권 목표가 65만 원

 국내 최대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의 2분기 실적이 아연 가격 하락으로 타격을 입었다. 증권사들은 본업인 제련업의 수익성이 후퇴하고 있다고 따가운 질책을 한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률이 4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반기에는 납과 구리 등의 생산라인 정상화로 판매가 늘고 아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증권사들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를 65만 원까지 제시한다. 일부는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거나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는 등 경계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2분기 실적, 아연 가격 하락이 직격탄

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2조 4694억 원, 영업이익 1557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분기에 비해 2.3% 줄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143.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서는 6.8% 늘었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59.2%가 감소했다. 

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지난해 2분기 실적이 그만큼 좋아 성장하기가 그만큼 어려웠다는 뜻이 된다. 이런 사정을 아는 증권사들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로 1590억 원을 제시했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는 실적이다.

이런 실적을 낼 수 있은 요인은 여러 가지다. 2분기 아연 평균 판매가격은  전분기에 비해 15% 하락했지만 판매량(17만6500t)이 전분기에 비해 12.8% 증가하면서 가격 하락을 상쇄했다. 납(9만1000t)도 2.1% 늘었고 은(453t)도 3.1% 증가했다. 금 판매량(2245kg)은 24.1% 줄었다. 그러나  금과 은의 평균 판매 가격은 각각 7.4%, 7% 상승했다.

납판매량은 2021~2022년 분기 평균 10만6000t을 10% 이상 밑도는 저조한 판매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생산라인 보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는 가동이 정상화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구리 생산라인이 증설되면서 하반기에는 구리 생산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아연 가격은 지난 1분기 평균 t당 3000달러 초반을 기록했다가 5월 말에는 일시 2300달러를 밑돈 후 7월 말 현재 2000달러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4~5월 부진한 중국 경 기지표가 가격 하락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철강사들이 5월까지 급격한 감산에 돌입한 것도 아연 수요에 부정의 영향을 미쳤고 유럽의 전력난 해소에 따른 제련소 가동률 상승도 아연 가격에 부정의 영향을 미쳤다. 7월 들어 유럽 최대 아연 광산인 스웨덴업체인 볼리덴(Boliden) 소유 아일랜드 타라(Tara) 광산의 가동 중단 소식과 최근 중국 정부의 부동산을 포함한 경제 부문의 지원책 발표에 따른 철강 수요 회복 기대감까지 반영되며 소폭 상승에 성공했다.
 

고려아연이 고객 요구에 맞춰 생산하는 순도 99.995% 이상의 전기도금용 양극 아연괴.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고객 요구에 맞춰 생산하는 순도 99.995% 이상의 전기도금용 양극 아연괴. 사진=고려아연

■증권가 "납생산 정상화, 구리생산 증가,하반기 아연가격 회복이 실적 견인"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의 최문선 연구원은 3일 펴낸 실적 리뷰에서 "납 생산 정상화와 구리 생산 증가, 아연 가격의 하향 안정화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3662억 원으로 상반기 3015억 원 대비 20.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0조 1010억 원, 6640억 원을 예상한다. 각각 전년 대비 10%, 27.8% 감소한 것이다. 

하나증권 박성봉 연구원은 같은날 펴낸 기업분석 실적 리뷰에서 고려아연이 2분기 아연가격 급락으로 아쉬운 영업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박성봉 연구원은 3분기부터는 아연가격 반등과 지난해 급격하게 실적이 악화된 자회사 SMC의 가동률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장기로는 동박을 비롯한 2차전지 소재사업 성장성도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현 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제한적이라 판단했다. 

박성봉 연구원은 4분기 중국 철강 감산이 아연 수요에 부정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가격 하락 시, 추가 광산 가동 중단이 예상되기 때문에 가격 하락 억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문선 연구원은하반기 실적이 개선되어도 과거보다 수익성이 악화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9년 12%를 기점으로 2020년 11.8%, 2021년 11%, 2022년 8.2%, 2023년 6.6%로 4년 연속 하락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가 2019년 9.8%에서 2023년 5.8%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주주지분)을 활용해 1년간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로 경영효율성을 나타낸다.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구한다. 

최 연구원은 "이차전지 소재와 신새쟁에너지 등 신규 사업에 의한 성장보다 본업인 제련업의 수익성 악화가 아직은 눈에 더 띄는 구간"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목표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박성봉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63만 원을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본업실적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60만 원을 제시했다.박광래 연구원은 "고려아연의 본업인 제련사업 실적이 2분기 바닥을 통과하는 가운데 주가 상승을 위해선 신사업에 관한 구체적 내용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려아연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678억 원으로 2분기보다 7.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4분기 본격 양산이 예상되는 전해동박을 포함한 니켈 제련, 전구체 등 2차전지소재와 신재생에너지 등 고려아연의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와 부합하고 주가와 동행성이 큰 LME 아연가격이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를 기존 63만 원에서 65만 원으로 상향했다. 박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본사 실적에 적용되는 LME 아연가격이 전분기대비 14% 크게 하락했고 자회사도 같은 맥락에서 실적이 저조하였기 때문"이라면서 "3분기 영업이익은 1665억 원으로 전분기대비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1.40% 빠진 4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9조8124억 원으로 집계됐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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