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의 러시아 수출항 노로보시스코항 인근에서 일어난 해상 드론 공격으로 흑해를 통한 러시아산 밀 수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주요 밀 수입국인 인도는 수도 뉴델리의 밀값이 4개월 도안 12% 올라 6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하자 밀 수입 관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수요증가에 따른 밀값 상승이 예상된다.
세계 쌀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쌀 수출대국인 인도는 또 쌀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달 20일 바스마티를 제외한 백미 수출을 금지하자 국제 쌀값이 폭등했다.
■인도 밀값 안정위해 40% 밀수입관세 인하 또는 폐지 검토중
7일 인도의 경제매체 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연방정부의 산지브 초프라(Sanjeev Chopra)식품부 장관은 지난 4일 기자들에게 인도정부는 공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밀에 부과하는 40%의 수입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고 제분업체와 무역업체가 보유할 수 있는 밀 재고의 한도를 낮추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프라 장관은 "연방정부는 이런 선택 사항들을 고려 중"이라면서 "정부는 가격을 통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러시아산 밀 수입 제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는 지난 6월 밀값 안정을 위해 중개업체들이 보유할 수 있는 밀 재고량을 제한하고 지역 시장 공급 확대를 위해 비스킷 제조업체와 같은 대량 구매자에게 밀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 수도인 뉴델리의 밀 가격(WHE-ATDEL-NCX)은 지난 4개월 동안 12% 급등했다. 현재 가격은 t당 2만5174루피(미화 303.85달러)로 거의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인도 소비자·식품·공공유통부에 따르면, 2일 현재 뉴델리의 밀 소매가격은 kg당 29.59루피, 쌀값은 40.82루피를 기록했다고 이코노믹타임스는 전했다. 밀 소매가격은 지난 1월 kg당 31.58kg이었다가 5월에는 28.74kg까지 내렸다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쌀 소매가격 역시 1월 kg당 38.09루피에서 40.82루피로 급등했다.
인도는 밀 생산 대국이지만 소비가 워낙 많아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 농업농민복지부(Ministry of Agriculture & Farmers Welfare)에 따르면, 밀 생산량은 2023년 1억 1274만t으로 1년 전 1억 770만t에서 증가했다. 인도는 해마다 약 1억 800만t의 밀을 소비하는 소비대국이다.
주요 무역 기구는 지난 6월 로이터 통신에 2023년 인도의 밀 수확량이 농무부의 추정치보다 최소 10%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인도 정부 창고의 밀 비축량은 목표치 2450만t보다 많은 2830만t으로 추정되고있다.
뉴델리에 본사를 둔 무역상은 밀 수입세를 낮추거나 인하하고 지역 재고 보유 한도를 강화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축제 동안 공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음식에 대한 축제 수요는 10월경에 최고조에 이른다.
■CBOT 밀 선물가격 1.0%↑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탈퇴 이후 국제 곡물가격은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밀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가 산출하는 7월 세계곡물가격지수는 전달에 비해 1.3% 상승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4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가격은 우크라이나의 드론이 러시아 곡물 항구 근처를 강타함에 따라 공급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킴에 따라 전날에 비해 1.0% 상승했다.
CBOT 9월 인도 연질 적색 겨울 밀 선물(WU3)은 6센트 상승한 부셸당 6.33달러로 마감했다. 캔자스시티 선물거래소(K.C.) 9월 인도 경질 적색 겨울 밀 선물(KWU3)은 15센트 하락한 부셸당 7.52달러로 마감했고, 미네아 폴리스 선물시장(MGEX)의 9월 봄 밀 선물(MWU3)은 11.25센트 하락한 부셸당 8.22달러로 마감했다.
CBOT의 9월 인도 옥수수(CU3)는 3.5센트 상승한 부셸당 4.84달러로 마감했다.거래가 가장 많은 12월 인도 옥수수 선물(CZ3)은 3.75센트 오른 부셸당 4.97달러로 마감했다.
CBOT 대두 선물도 1.1% 상승했다. 거래가 가장 많은 11월 인도 대두선물(SX3)은 8센트 상승한 부셸당 13.33달러에 마감했다. 8월 인도 대두선물(SQ3)은 15.25센트 상승한 부셸당 14.44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 수출항인 흑해의 노로로시스크(Novorossiysk)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전 세계 곡물 공급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붙었다. 항구는 정상 운항을 재개하기 전에 모든 선박 이동을 일시 중단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am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