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주가 3000원→5만 원 폭등 왜? 주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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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주가 3000원→5만 원 폭등 왜? 주가조작?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8.0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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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주가가 올 들어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배터리 관련 사업 진출이 호재가 되고 있지만 이차전지 종목이 조정받는 가운데서도 나홀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영풍제지 공장 전경. 영풍제지는 화학섬유, 필름, 면사 등을 감는데 사용하는 종이관의 원지를 주로 생산한다. 사진=영풍제지
영풍제지 공장 전경. 영풍제지는 화학섬유, 필름, 면사 등을 감는데 사용하는 종이관의 원지를 주로 생산한다. 사진=영풍제지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2.22% 오른 5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시가총액은 2조3520억 원을 기록했다. 

영풍제지 주가는 지난달 들어 줄곧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승세를 지속했고 8월 들어서도 상승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7월10일과 21일, 27일 등 단 3거래일 하락했다. 8월 들어서는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7월28일부터 9거래일간 연속 상승세다. 

그결과 현재 주가는 지난해 12월 말(5291원) 대비 10배 가까이 올랐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8일(3171원)과 비교하면 17배 급등했다. 대양금속 손에 들어간 이후 영풍제지 주가는 폭등해 5만 원을 넘어섰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이차전지 관련주가 조정받았지만 영풍제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의 매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영풍제지 로고. 사진=영풍제지
영풍제지 로고. 사진=영풍제지

■영풍, 이차전지 사업 진출 후 주가 폭등...최대주주는 대양금속

도대체 어떤 회사길래 영풍 주가는 이처럼 강한 상승바람을 탈까? 영풍제지는 이무진 창업주가 1970년 설립한 기업으로 1993년 상장해 업력 53년을 자랑하는 제지회사다. 영풍제지는 종이상자용 골판지를 만드는 데 쓰이는 라이너 원지와 화학섬유와 면사, 필름 등을 감는 종이관(지관)의 원지를 주로 생산한 탓에 대중 인지도는 낮다.

 2013년 창업주가 두 아들 대신 재혼한 35세 연하 부인에게 회사를 증여해 드라마 소재가 된 기업이다. 노모 부회장은 증여받은 지 2년 만인 2015년 영풍제지를 사모펀드(PEF) 큐캐피탈파트너스의 사모펀드 중의 하나인 그로쓰제일호투자목적주식회사에 650억 원에 매각했다. 큐캐피탈은 지난해  6월14일 1206억 원에 대양금속에 팔기로 했고 6년 여 만에 근 600억 원을 남겼다. 

이차전지 사업 진출 계획도 발표했다. 

영풍제지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전자부품제조, 무인항공기 제조, 인형·장난감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 등 16가지를 추가했다. 특히 지난 6월 주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차전지 사업과 전자폐기물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앞서 대양금속과 영풍제지는 지난해 양해각서(MOU) 체결을 시작으로 향후 조인트벤처(JV)를 통해 리튬을 포함한 광산개발에 대한 투자, 배터리 소재 개발, 배터리 모듈·패키징 제조, 폐배터리 재활용 등 배터리산업 전 영역에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엔 사용후배터리 시험인증업체 '시스피아' 인수에도 나섰다. 영풍제지는 전환사채(CB)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는데, 1년 뒤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최대주주에 오른다. 

영풍제지를 인수한 대양금속은 철강사업과 제지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대양금속의 영풍제지 지분율은 45%다. 대양금속은 철강부문은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압연 제품을 만들고 제지부문은 종이제품을 만들고 있다. 각각 국내 원재료 조달비율이 금액 기준으로 83%(355억 2100만 원), 85.5%(16억3400만 원)에 이른다.

6월 말 기준 대양금속의 최대주주는 (주)대양홀딩스로 지분율은 29.29%(보통주 기준)이다. 대양홀딩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지분 96%를 보유하고 있는 이옥순 대표이사이이며 나머지를 조상종 대양금속 대표이사 겸 영풍제지 대표이가가 4%를 갖고 있다. 즉 대양금속은 이옥순 대표이사가 좌지우지 하는 기업이다. 
 

■동종업계 10배 이상 가치에 거래...거래소 투자경고 종목 지정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를 이유로 영풍제지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지난달 26일에도 특정계좌 매매관여 과다를 사유로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의 투자 경보는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순으로 수위가 높아진다.

영풍제지는 동종 기업 대비 10배가 넘는 가치에 거래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판단이다. 

영풍제지 주가 추이. 주가가 올들어 수직 상승하고 있다. 8일 종가는 5만600원, 시가총액은 2조 3520억 원을 기록했다. 사진=네이버금융
영풍제지 주가 추이. 주가가 올들어 수직 상승하고 있다. 8일 종가는 5만600원, 시가총액은 2조 3520억 원을 기록했다. 사진=네이버금융

영풍제지는 지난해 매출액 1054억 원,영업이익 78억 원, 순이익 79억 원을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 931억 원, 순이익 738억 원의 순이익을 낸 한솔제지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으로 2518억 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1094억 원, 순이익이 944억 원인 아세아제지도 시총도 3480억 원에 그치고 있다.  특히 아세아제지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234억 원으로 1조 원을 돌파했는데 시가총액은 3분의 1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실적 기준 영풍제지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322배, 17배다. 한솔제지,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등 동종 기업은 PER과 PBR이 각각 4배, 0.3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매출액이 1054억 5000만 원에 그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경쟁사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기업이지만 영풍제지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종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증가율 등 여러 가지 지표로 따져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돌고 있다.더욱이 조정받지 않고 폭등하는 모습이 지난 4월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일으킨 '라덕연 관련 종목'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도 나돈다. 차액결제거래(CFD)로 추정되는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들어오는 점도 비슷한 점이라고 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장기간 저평가된 자산주이고, 공매도가 안 되는 종목이며, 신용잔액률이 한때 16%에 육박하며 치솟았다는 점  등  라덕연 관련주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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