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中 7월 수출 14.5% 급감...미국 공급선 다변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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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中 7월 수출 14.5% 급감...미국 공급선 다변화 탓?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8.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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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급선다변화 정책 등 수요감소가 핵심 요인

중국의 7월 수출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미 수출이 23% 이상 급감했다. 미국의 공급선 다변화 정책과 글로벌 긴축에 따른 수요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출감소는 생산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고용과 임금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면서 중국 정부의 경제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무역항인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컨테이너가 3월 하역되고 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 무역항인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컨테이너가 3월 하역되고 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의 세관인 해관총서는 7월 수출액은 2817억6000만 달러, 수입액은 201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수출은 전년 동월에 비해 14.5% 감소했다. 수출은 코로나가 전 세계로 번진 2021년 이전인 2020년 이후 3년 5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 5월부터 석 달 연속 마이너스다. 지난 5월에는 1년 전보다 7.5% 감소했고, 6월은 12.4% 급감했다.

7월 수입은 12.4% 줄었다. 이로써 월간 수입은 지난해 10월 -0.7% 이래 9개월째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월 수입감소율은 2020년 5월의 -16.7% 이래로 가장크크다.

7월 수출입 감소율은 수출은 12.5%, 수입은 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품목별 수출은 컴퓨터와 부품이 전년 같은 달보다 29% 줄었고, 노동 집약 산업인 장난감과 의류도 각각 27%, 19% 줄었다. 지역별로는 대미국 수출이 전년보다 23.1% 줄어든 423억 달러로,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유럽연합(EU)과 아세안도 20% 이상 줄어든 423억 달러, 417억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품목별 수입은 집적회로(-21.6%)를 비롯해 강철(-27.4%), 전자제품(-16.2%), 자동차(-22.3%), 섬유원사·직물(-15.3%), 플라스틱(-23.4%),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디스플레이 모듈(-29.8%) 등 대부분 공산품이 줄었다. 반면,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은 희토류 수입 규모를 61.3% 늘렸다. 정제유 38.1%, 석탄 41.4%, 비료 32% 등 원재료나 농산물 품목이 수입도 증가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7월 중국의 무역 총액은 4829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6% 감소했다.

중국의 7월 수출이 14.5% 감소한 가운데서도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8만8000대로 전체 자동차 수출의 27%를 담당했다. 사진은 중국 장쑤성 렌윈강 수출항에 선적을 위해 대기 중인 자동차들. 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의 7월 수출이 14.5% 감소한 가운데서도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8만8000대로 전체 자동차 수출의 27%를 담당했다. 사진은 중국 장쑤성 렌윈강 수출항에 선적을 위해 대기 중인 자동차들. 사진=차이나데일리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디리스킹과 리쇼어링 노력이 중국의 수출을 잠식했다고 평가했다.SCMP는 수출감소는 생산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며 수입둔화는 내수수요 약화를 강조하는 것이라면서 올해 중국의 성장률 목표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머천트시큐티스의 장징징 거시경제 분석가는 차이나데일리에 "중국의 수출감소는 각국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세계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중국산 제품 수요가 줄어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진달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인상해 미국의 기준금리는 22년 사이에 최고치에 이르렀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등 전 세계가 고금리시대를 맞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외국 고객들의 발주의향을 향상시켰지만 전체 중국 수출상품에 대한 수요가 개선되지 못했다는 게 장 분석가의 진단이다.

이 같은 경제 펀더멘털 이외에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공급선 다변화 정책도 중국 수출을 급감하게 하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7월 중국의 대미수출이 특히 급감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 중심인 공급체인을 무너트리기 위해 중국산 수입을 줄이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중국 수출품의 최고 목적지였던 미국으로의 수출은 반도체 등과 관련한 외교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상반기 동안 주요 무역파트너 중 가장 많이 감소했다. 미국의 중국 중심의 공급체인을 붕괴하려는 시도가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관총서 대변인 리 다이량은 수출입 통계 발표 직후 기자 회견에서 "약한 세계 경제 회복, 세계 무역과 투자 둔화가 중국 수출 급감의 주요 원인이지만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따른 지정학 긴장도 수출 급감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앞으로 수출다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학기술협회의 경제정책위원회 쉬 훙차이 부위원장은 차이나데일리에 "미국과 유럽 수요 긴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일대일로 국가와 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 무역협력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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