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 밑돌아...9월 금리 동결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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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 밑돌아...9월 금리 동결에 무게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8.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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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가 CPI 상승 견인...중고차, 전기 등은 하락,에너지 상승률도 미미
전문가들, 고금리(긴축) 장기화 유지 전망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돈 수준으로 나왔다. 물가의 기조를 나타내는 근원 CPI 상승률이 6월과 시장예상치를 밑도는 등 물가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5.25~5.50%로 한국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은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가치 등에 영향을 주고 국제 자본시장에서 자금 흐름에도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한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7월 CPI가 예상치를 밑돌아 기준금리 동결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11일 전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19.9% 내리는 등 에너지 물가가 12.5% 하락하면서 주거비 상승(7.7%)에 따른 물가 상승을 제한했다.사진은 미국 주유소의 휘발유 주유기. 사진=CNN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19.9% 내리는 등 에너지 물가가 12.5% 하락하면서 주거비 상승(7.7%)에 따른 물가 상승을 제한했다.사진은 미국 주유소의 휘발유 주유기. 사진=CNN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CPI는 전달에 비해 0.2%, 전년 동월에 비해 3.2%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6월과 같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6월 상승률(3%)보다 조금 높아졌다. 그러나 시장예상치(3.3%)를 조금 밑돌았다.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인 근원물가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4.7% 올랐다. 이는 6월 상승률(4.8%), 시장예상치(4.8%)를 모두 밑도는 것이며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항목별로는 주거비가 전달에 비해 0.4%, 전년 동월 대비 7.7% 오르면서 7월 CPI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여도는 90%를 기록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향후 주거비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고차는 전달에 비해 1.3%, 전년 동월에 비해 5.6% 각각 하락했고 에너지는 전달에 비해 0.1% 올랐으나 연간으로는 12.5% 내렸다. 휘발윳값은 6월(1.0%)에 이어 7월에도 전달 대비 0.2% 올랐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19.9% 하락했다. 특히 연료윳값은 전달에 비해 3% 올랐지만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26.5% 떨어졌다. 

그러나 식료품 가격은 전달 대비 0.2% 오르면서 6월의 전월비 상승률(0.1%)를 웃도는 것은 물론 전년 동월 대비로도 3.2% 상승하면서 주거비와 함께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미국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를 기록한 이후 지난 6월까지 12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이번에 다시 소폭 상승 흐름으로 돌아섰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종합 CPI 상승률, 식품, 에너지물가, 식료품과 에너지 제외 물가 상승률 현황. 단위 %.사진=미국 노동통계국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종합 CPI 상승률, 식품, 에너지물가, 식료품과 에너지 제외 물가 상승률 현황. 단위 %.사진=미국 노동통계국

국제금융센터는 "7월 CPI 상승률이 전달에 비해 소폭 올랐으나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다수"라면서 "오히려 CPI의 완만한 상승세가 2개월 연속 이어져 Fed가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JP모건은 이번 결과는 Fed의 의도에 부합하며, 동시에 9월 FOMC에서 금리동결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프린시플자산운용(Principal Asset Management)은 근원 CPI가 높은 수준이기에 Fed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는 유지될 것이며 특히 Fed의 금리인하 선회를 기대하기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메리 데일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데일리 총재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치와 부합한다면서도 2% 목표 달성을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메리 데일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데일리 총재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치와 부합한다면서도 2% 목표 달성을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메리 데일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7월 소비자물가 결과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고 평가하고"Fed는 인플레이션 목표(연 2%) 달성을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2% 안팎에서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물가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하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ME의 페드워치(FedWatch Tool)에 따르면, 현행 연방기금금리(5.25%~5.50%)는 내년 1월까지 지속된 후 내년 3월 첫 금리인하(-0.25%)를 시작으로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져 내년 말에는 4.00%~4.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투자증권의 하건형 이코노미스트는 "기저효과에 따른 조합물가의 전년대비 물가 상승폭 확대에도 핵심 물가 상승폭 둔화 이어져 물가 안정 기대를 유지했다"면서 " 6월 시작된 중고차 중심의 내구재 물가 하락이 핵심 물가 안정을 견인했으며 주거비 역시 추가로 상승폭을 확대하지 않아 물가 안정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하건형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목표치(2%) 달성까지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다"밝혔다. 그는 "7월 반등한 에너지 가격이 8월부터 종합 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8월 물가 상승폭이 3% 중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타이트한 노동 수급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잠재된 가운데 유가 상승 등 비용이 상승할 경우 근원물가도  재차 상승폭 확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하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발표로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 낮아졌으나 장기간 통화 긴축 필요성은 오히려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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