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상승세 국제유가...물가 하락 시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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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상승세 국제유가...물가 하락 시간 걸릴 듯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8.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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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수급차질 전망에 WTI 배럴당 83달러대로 반등

국제유가가 석유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에 따른 수급불균형 전망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를 높이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올리는 요인이 되는 만큼 인플레이션의 빠른 속도 둔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는 6월보다 상승했다. 9월 통화정책회의 때 경제지표를 보고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고삐를 계속 죄어야 할 명분이 하나 더 생겼다. 국제유가 오르면 해운 운송비가 상승하는 만큼 국제 곡물은 물론 철광석 등 상품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국제유가가 11일 수급불균형 전망에 따라 상승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83달러를 돌파했고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86달러중반을 넘어섰다. 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국제유가가 11일 수급불균형 전망에 따라 상승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83달러를 돌파했고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86달러중반을 넘어섰다. 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가파른 유가상승세...WTI조차 배럴당 83달러 돌파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에 비해 0.45%(37센트) 오른 배럴당 83.1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이번 주에 0.45% 오르는 등 주간 기준으로 7주 연속 상승했다. 7주간 상승률은 20.29%에 이른다. 두 달도 안 된 기간에 20% 이상 오른 셈이다. 유가가 7주 연속 오른 것은 지난해 6월10일로 끝난 주간 이후 처음이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에 비해 0.31%(0.27달러) 상승한 배럴당 86.67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도 이번주에 0.7% 올랐고 역시 7주 연속 상승했다. 

유가상승에 힘입어 미국의 석유메이저 셰브런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2.06% 오른 164.15달러, 엑슨모빌 주가는 1.55% 오른 111.83달러에 한 주를 끝냈다.
 

■IEA 8월 보고서에서 '수급차질' 경고

국제유가 상승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날 발표한 8월 월간보고서 영향이 컸다. 보고서는 연내 세계석유수요가 증가해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가 나오자마자 선물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유가가 상승했다고 일본의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IEA는 "여름철 여행수요가 있는 항공 연료와 발전에 사용되는 석유 증가뿐 아니라 중국의 석유화학제품의 거래가 늘면서 전세계 석유수요는 역대 최고의 높은 수준에 있다"고 밝혔다. IEA는 올해 석유수요가 사상 최고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IEA는 지난 6월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역대 최대인 하루 1억30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IEA는 이달에도 원유 수요가 추가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 최대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공급 감소로 올해 남은 기간 원유 재고가 크게 줄어 유가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IEA는 전망했다. OPEC+(플러스) 참여국인 두 나라는 OPEC+ 차원의 감산합의 이행외에 자체 감산을 함으로써 원유공급을 줄이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IEA는 내년 전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100만배럴가량 증가해 이전 전망치보다 10만배럴가량 하향수정했다. IEA는 내년 원유 공급량은 하루 15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이전 예상보다 30만배럴 상향했다.

유전정보 서비스 회사 베이커 휴즈는 이날 미국의 가동중인 석유채굴장치(리크) 수가 8주연속으로 감소한 전주와 변함없어2022년3월이래 최저수준을 유지한 점도 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물가상승 대응 Fed 금리인상 장기화 전망이 상승폭 제한

미국의 물가상승세 지속으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장기화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미국의 7월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달에 비해 0.3%, 지난해 7월에 비해 0.8% 상승했다고 미국 노동부가 11일(현지시각) 발표했다.사진은 미국 수출항의 컨테이너 선과 트럭들. 사진=미국 상무부
미국의 7월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달에 비해 0.3%, 지난해 7월에 비해 0.8% 상승했다고 미국 노동부가 11일(현지시각) 발표했다.사진은 미국 수출항의 컨테이너 선과 트럭들. 사진=미국 상무부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미국의 도매물가인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대비 0.8%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했다.  이 상승률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0.2% 상승을 웃돈다.

PPI는 소비자 물가가 향후 몇 달 동안 얼마나 빠르게 오를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2022년 3월 11.7%로 정점을 찍은 이후 11차례 연속 이어진 금리 인상으로 PPI 상승률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7월 CPI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3.2% 올라 전달 상승률(3.0%)보다 오름폭이 커졌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장 예상치 3.3%보다 낮았다는 점이다.

미국의 종합 CPI는 지난해 6월 9.1%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내림세를 보여왔으나 다시 오름세를 보인 것은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둔화하고 있다. 7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4.7% 올라 전달의 4.8% 상승에서 소폭 둔화했다. 시장의 예상치 4.8% 상승보다도 소폭 낮았다.

전문가들은 "Fed가 인플레이션과 하는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한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PI 발표당일 야후파낸스 인터뷰에서 "CPI가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이는 좋은 소식이다"고 평가했다"그러나 이것은 승리가 우리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데이터 지점이 아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CPI 발표 이후 Fed가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장중 90%를 웃돌았다.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11.5%에 그쳤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25~5.50%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기준 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뛰고 이어 달러가치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이날 0.20%가량 오른 102.864를 기록했다. 원유는 달러로 금액이 표시되고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데 미국달러 가치가 오르면 반대로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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