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그룹 중 삼성·현대차 빼고 모두 뛰어든 실리콘 음극재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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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그룹 중 삼성·현대차 빼고 모두 뛰어든 실리콘 음극재 사업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8.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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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음극재, 배터리 용량 늘고 충전시간 단축할 소재로 각광받아

국내 대표 기업인 6대 기업중 삼성·현대차 빼고 4대 기업이 실리콤 음극재 사업에 뛰어들었다.기관 투자자는 물론 개미들도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은 대표 기업인 대주전자재료의 목표주가를 높이는 등 이미 반응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와 비교해 리튬 저장 능력이 이론상 10배가량 높아, 미래 배터리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지목되는 소재다. 실리콘 음극재 개발 선구자 기업인 대주전자재료가 최초로 상용화했고 주요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음극재 시장이 올해 10조600억 원에서 2030년 28조18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가운데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는 2030년 7조2000억 원 규모로, 전체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대주전자재료의 실리콘 음극재와 용도.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셀에 탑재돼 전기자동차와 각종 전동공구에 쓰이고 있다.  사진=대주전자재료
대주전자재료의 실리콘 음극재와 용도.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셀에 탑재돼 전기자동차와 각종 전동공구에 쓰이고 있다.  사진=대주전자재료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 LG, 포스코(POSCO홀딩스에 이어 롯데그룹도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최근 출사표를 던졌다. 대주전자재료가 실리콘 음극재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대주전자재료는 올해 상반기 실리콘 음극재 부문에서 11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주전자재료의 현재 생산능력은 연간 3000t 수준이지만 내년 1만t, 2025년 2만t까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대주전자재료 회사로고. 사진=대주전자재료
대주전자재료 회사로고. 사진=대주전자재료

문제는 SK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SK그룹 계열사인 SK머티리얼즈는 지난 2021년 미국 배터리 소재 기업 그룹(Group)14와 합작사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14)을 세웠다. 회사는 올해 4월 경북 상주에 연산 2000t 규모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SK는 증설을 통해 오는 2025년 생산량을 1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화학 계열사 SKC는 이미 지난 2021년 실리콘 음극재 시장 진출을 결정하며 영국 넥시온사에 총 8000만 달러(약 1066억원)를 투자했다. 양산 목표 시기는 2026년으로, 연내 시범 생산을 시작하고 양산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포스코그룹도 강력한 복병이다. 양극재와 음극재 분야 강자인 포스코그룹도 2026년까지 음극재 생산량을 연간 21만8000t까지 늘릴 계획을 천명했다. 이중 실리콘 음극재 목표 생산량은 6000t이다. 천연흑연 음극재 15만4000t, 인조흑연 음극재 5만8000t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중요한 것은 포스코그룹이 실리콘 음극재를 생산하기로 한 점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7월 실리콘 음극재 기업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해 포스코실리콘솔루션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포스코는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에 연산 450t 규모의 1단계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오는 2025년까지 3000억 원을 투자해 포항 연산 5000t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 기준 2차전재 소재 매출 목표를 62조 원으로 정하고 사업부문별 능력 목표를 리튬 42만 3000t, 니켈 24만t 리싸이클링 7만t, 양극재 100만t, 음극재 37만t이다.

배터리 강자인 LG화학은 실리콘 비중을 100%까지 높인 '퓨어 실리콘(Pure Silicon)' 음극재를 개발해 차별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음극재는 실리콘 비중이 5% 수준인데, 이 비율을 크게 높여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전략이다. 

2차전지 음극활물질 시장 수요전망. 실리콘 음극재의 몸값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사진=포스코그룹
2차전지 음극활물질 시장 수요전망. 실리콘 음극재의 몸값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사진=포스코그룹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지난달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스타트업인 엔와이어즈(Enwires)와 지분투자계약을 맺으며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오는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기업들이 실리콘에 주목하는 이유는 리튬 저장 능력이 흑연 음극재에 비해 이론상 10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음극재는 리튬 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데, 리튬 저장 능력이 커지면 배터리 용량이 커진다. 또  음극재 함량이 줄어 무게가 가벼워지고 충전 시간도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 음극재와 복합된 형태인데, 안정성 문제로 최대 실리콘 함량이 10% 미만에 머물러 있다. 업계는 실리콘 함량을 늘리면서 가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에너지 향상을 위한 초기 연구는 주로 양극재를 대상으로 진행돼 왔지만, 니켈 함량만 계속 높이다 보면 배터리가 무거워지고 충전 시간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향후 음극재 기술 개발이 빨라질 것이며, 다수의 셀 업체도 실리콘 음극재의 채용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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