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급락 '16년 사이 최저'
상태바
위안화 가치 급락 '16년 사이 최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8.17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부동산 업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경제 위기감이 커진 중국에서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국영은행들을 동원해 위안화 가치 방어에 나서고 있다.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 즉 환율의 급등을 막기 위해 시중에 달러를 풀고 위안화를사들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중국 당국이 환율방어에 나섰다. 국영은행들을 동원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여 환율 방어에 나선 것이다. 사진은 중국 인민폐. 사진=글로벌타임스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중국 당국이 환율방어에 나섰다. 국영은행들을 동원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여 환율 방어에 나선 것이다. 사진은 중국 인민폐. 사진=글로벌타임스

로이터통신은 중국 국영은행들이 위안화 평가절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이번주 들어 역내와 역외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고 있다고 17일 전했다.

중국 달러 위안화 환율은 이미 지난 5월부터 중국의 환율 방어선인 '포치(破七·달러당 7위안 돌파)'를 넘어섰다.  최근엔 중국에서는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디폴트 위기 등으로  제2의 리먼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위안화가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역내 시장에서 달러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3090위안에 마감했다. 이는 약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달러 위안 환율은 지난 11일 이후 매일 0.2~0.3%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 위안화 환율은 올들어 6%이상 상승했다. 

상하이의 한 외환 중개사는 "국영은행의 달러 매도가 위안화 가치 하락 속도를 늦추는 '뉴 노멀'(new normal)이 됐다"고 평가했다. 국영은행들의 역외 지점들도 이번 주 런던과 뉴욕 거래 시간 동안 달러를 판매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또 다른 2명의 소식통들이 이날 로이터에 밝혔다.

이 같은 달러 매도는 역외 위안화 하락을 제한하고 역내 위안화와 가치가 너무 많이 벌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반까지 정규시간에 거래되는 역내 환율과 달리 역외 환율은 정규시간 외에 외국에서 거래된다. 16일 역내 위안화가 달러당 7.34위안에 거래를 마친 반면 역외 위안화는 영국 표준시(GMT) 4시42분 기준 달러당 7.31위안에 거래됐다.

최근 위안화의 가파른 하락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미국과 중국의 국채 수익률 격차 확대, 물가가 계속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빠져 약해진 경제, 부동산과 그림자은행의 디폴트 위기 등이 그것들이다. 비구이위안(碧桂園)과 위안양(遠洋) 등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도래한 10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 이자 2250 만 달러를 지급하지 못했다. 비구이위안은 이후 30 일간 유예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 회사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발표했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유동성 위험을 근거로 신용등급을 기존 'B1'에서 'Caa1'(신용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으로 3 단계 하향 조정했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단기 정책금리를 낮췄다. 그러나 이 정책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한 시민이 중국인민은행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글로벌타임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단기 정책금리를 낮췄다. 그러나 이 정책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한 시민이 중국인민은행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글로벌타임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금리를 낮추면 위안화에 대한 압력이 가중될 것을 알면서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단기 정책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인민은행은 15일 단기 정책 금리를 0.1~0.15%포인트 낮춘 데 이어 이날 2970억 위안(약 51조 원)의 유동성(자금)을 공급하며 소방수로 나섰지만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하지는 못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평가도 싸늘해지고 있다.JP모건체이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4%에서 4.8%로 낮췄다.

키움증권의 홍록기 중국전략 담당 연구원은 "다음달 2 일 만기 도래되는 사모채권이 있지만, 향후 일정을 고려하면 비구이이위안의 당장 디폴트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면서 "다만 환율이 불안한 가운데 높은 외채 비중, 더딘 부동산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둔화 가능성, 높은 중소도시 매출 비중을 감안, 비구이위안 기업 자체로는 노이즈가 장기활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최제민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는 모두 현 수준에서 추가 상승세가 나타날 경우 통화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예상됨에 따라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중국 경제와 부동산 부문 리스크 확대에 따른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박태정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