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 10월까지 유지하기로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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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 10월까지 유지하기로 한 이유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8.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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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 영향 석유류 제품가격 급등 차단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 영향으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석유제품에 적용되는 탄력세율을 현행대로 유지해 국민부담을 더는 정책을 선택했다.  유가상승은 수입물가상승에 이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서민가계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경윳값 상승은 트럭 등을 이용해 생계를 이어가는 서민가계에 직접 타격을 준다. 정부는 탄력세율로써 석유제품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이달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를 오는 10월 말까지 두 달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ㅇ유류세 탄력세율 운용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하 전 세율 대비 휘발유는 L(리터)당 205원, 경유는 212원, LPG부탄은 73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2개월간 유지된다.

기재부는 "최근 국내외 유류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 경감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정부는 현재 유가 오름세가 장기간 지속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제도 연장 기간을 2개월로 짧게 잡았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루전인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유류세 인하 조치와 관련 "국민 부담 완화와 국제유가 오름세를 감안해 10월 말까지 현재의 탄력세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두 달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고 난 뒤 10월 중 국제 유가 동향을 살펴보고 추가 방침을 정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재부가 류세 탄력세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미 수입물가가 상승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선제조치로 볼 수 있다.

유류세 탄력세율 적용은 이달 31일이 시한이었다.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L당 615원이다.  유류세에 탄력세율이 적용되면서 휘발윳값은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 가격은 37% 각각 내려갔다. 휘발유는 올해 1월부터, 경유·LPG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의 인하율이 유지돼왔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에 휘발유 유류세율을 역대 최대폭인 37%(리터당 516원)까지 내렸다가 올해 1월 1일부터 인하율을 25%로 일부 환원했다.

이번 2개월 한시 연장 조치는 세수 부족 등의 상황을 고려해 고려해 인하 조치를 종료하거나 단계별로 축소해야 한다는 정부 측 입장과 서민 생계 부담을 고려해 연장해야 한다는 국회 측 요구의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20일 현재 시도별 휘발윳값 현황과 지난 한 달간 전국과 서울지역 가격 추이. 사진=오피넷
20일 현재 시도별 휘발윳값 현황과 지난 한 달간 전국과 서울지역 가격 추이. 사진=오피넷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0일 기준 휘발유 가격 전국평균은 리터당 1738.29원, 경유 가격은 1611.37원으로 나타났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지난달 22일 각각 리터당 1592원,1404원에서 가파르게 상승하고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 휘발윳값은 1668원에서 1817원으로 크게 상승했다.경윳값도 1518원에서 1705원으로 급등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에다 보험료와 운송료 등을 더한 도입단가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21일 배럴당 81.77달러에서 꾸준히 상승해 18일에는 85.41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같은 기간 81.07달러에서 84.80달러로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산유국 감산에다 경기회복에 따른 원유수요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상승은 이미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수입물가는 통상 1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플레이션 완화에 부정으로 작용한다. 한은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3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7월 수입물가지수는 130.44로(2015=100)로 전달에 비해 0.4% 올랐다. 수입물가는 5월(-3.1%) 4개월 만에 하락전환한 후 6월까지 2개월 연속 내렸다가 석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5% 떨어졌다.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3.1% 올랐고, 중간재는 석탄과 석유제품이 올랐으나 제1차금속제품, 화학제품 등이 내리며 전월대비 1.1% 하락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전월대비 0.3%, 0.5% 하락했다. 세부품목 중에서 원유(6.4%), 나프타(1.9%), 벙커C유(2.3%) 등이 오르면서  석탄과 석유제품 물가가 1.3% 뛰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1.1% 상승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12.3% 내렸다.

유성욱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유성욱 팀장은 "수입물가는 대략 1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면서 "8월이나 그 다음달중 일부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그러나  국제유가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8월 이후 수입 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수입물가에 이어 소비자물가가 뛰면 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여전히 하반기 경기 회복세를 예상하는 '상저하고' 성장을  재확인했다. 추 부총리는 "여러 기관이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두배 정도 성장세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정부도 현 경기 흐름 전망에 변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리오프닝 지연, 글로벌 금융 불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 경기, 국제유가 흐름 등을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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