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고려아연 주가부진 이유...재고증가에 따른 아연가격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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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고려아연 주가부진 이유...재고증가에 따른 아연가격 하락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8.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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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 제련업체로 그린수소를 국내 첫 상업생산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주가는 46만대까지 하락해 대신증권(70만 원), 현대차증권(65만 원), 하나증권(63만 원), 신한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각 60만 원)등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 3일 일제히 보고서를 쏟아내며 매수추천과 함께 제시한 목표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어 체면이 영 말이 아니다. 주요 증권사들은 본업인 제련업이 바닥을 통과중이며, 하반기에 아연가격 반등이 예상된다는 점 등을 들며 목표가격을 제시했는데 아연가격은 재고증가 탓에 여전히 바닥을 헤매는 형국이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 제련업체이자 아연 생산업체인 고려아연을 이끌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의 주가는 최근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국내 최대 비철금속 제련업체이자 아연 생산업체인 고려아연을 이끌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의 주가는 최근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8일 46만5500원으로 전날에 비해 1.48%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9조 2463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고려아연 주가는 올해 1월2일 53만9000원(종가)으로 출발했지만 50만 원대 벽을 넘지 못하다 5월10일 49만4000원으로 떨어진 뒤 석달 넘게 40만 원대에 갖혀 있다. 이번주에도 하락세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이번주에 7.1% 내린 46만5500원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가  4.9% 내린 54만9000원, 현대제철이 1.6% 내린 3만4200원, 세아베스틸지주가 4.8% 내린 2만3000원에 거래를 마친 것에 비해 낙폭이 크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8일 종가는 대신증권(70만 원), 현대차증권(65만 원), 하나증권(63만 원), 신한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각 60만 원)의 목표가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 박성봉 연구원은 "산업용 금속가격은 미국 달러 강세와 중국발 경기 부진 우려로 대체로 하락했다"면서 "특히 런던금속거래소(LME) 재고 급등으로 아연가격이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아연 재고는 10일 이후 일주일간 59.6% 급증해 17일 14만 2275t으로 불어났다.지난 1년 사이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 2월7일 1만5600t에 비하면 거의 9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최근 재고량 증가는 아연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 투자은행 시티은행이 공급 잉여분을 LME 창고에 보관하기로 한 영향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아연 재고량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런던금속거래소(LME) 아연 재고량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이 때문에 LME에서 거래되는 아연 가격은 지난 1월27일 t당 3509달러에서 지속 하락해 16일 2287달러까지 떨어졌다. 16일 기준 가격은 직전주에 비해 5.1% 떨어진 것으로 하나증권은 평가했다. 17일에는 2312달러로 전날에 비해 1.32% 올랐다.

하나증권 박성봉 연구원은 지난 3일 낸 보고서에서 "지난 1분기 평균 t당 3000달러 초반을 기록한 LME 아연가격이 5월 말에는 일시 2300달러를 하회한 이후 7월 말 현재 2000불 중반을 기록 중이다. 4~5월 부진했던 중국 경 기지표가 가격 하락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4분기 중국 철강 감산이 아연 수요에 부정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가격 하락 시, 추가 광산 가동 중단이 예상되기 때문에 가격 하락 억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고려아연이 고객 요구에 맞춰 생산하는 순도 99.995% 이상의 전기도금용 양극 아연괴.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고객 요구에 맞춰 생산하는 순도 99.995% 이상의 전기도금용 양극 아연괴. 사진=고려아연

대신증권 이태환 연구원은 3일 '이젠 반격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연결기준 2분기 실적과 관련해 "분기평균 아연가격이 t당 2541달러로 전분기 대비 19%, 전년 동기대비 35% 급락하면서 투입원가 반영 시차로 프리메탈 이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태환 연구원은 "아연가격 하락이 진정되고 7월 들어 반등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반기 중국 철강 감산 전망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상반기 수준의 급겫한 가격 하락을 예상해야 할 환경은 아니라고 판단하며 하반기중 별도 영업이익률은 10%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예측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빗나간 것으로 판단된다.

같은 기간 전기동은 8214달러로 0.5% 내리고 납은 2168달러로 3.2% 상승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차전지 양극재 소재 등으로 수요가 많은 니켈조차 전주에 비해 0.2% 빠진 t당 1만9907달러를 기록한 것과도 대비된다. 금도 전주에 비해 1.4% 내린 온스당 188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금속걸해소(LME) 현금결제 즉시인도 아연 가격 추이. 아연가격은 지난 17일 t 당 2312달러로 전날에 비해 1.31% 상승했다.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런던금속걸해소(LME) 현금결제 즉시인도 아연 가격 추이. 아연가격은 지난 17일 t 당 2312달러로 전날에 비해 1.31% 상승했다.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아연 제련업체 고려아연이 그린수소 생산 등 사업 다각화를 하고 있지만 주가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16일 울산 공장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보며 고려아연에 대한 지지를 보냈지만 효험은 없었다.본업인  제련을 통해 생산한 아연가격이 죽을 쑤고 있는 탓이다. 

고려아연의 2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5000억 원과 1557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4%, 59.2% 줄어든 것이다. 위안을 찾는다면 직전분기에 비해 매출은 2.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8%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장컨센서스인 1585억 원에 거의 부합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고려아연은 그린 수소 사업 등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자회사 아크에너지는 2024년 상반기 호주 퀸즐랜드주 타운즈빌에서 그린수소 플랜트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올해 하반기 시운전을 통해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첫 그린수소 생산 규모는 연 140t가량이다. 생산용지 내 124메가와트(㎿) 규모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해 그린수소를 생산한다.

이는 국내 기업의 첫 해외 그린수소 상업생산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다. 고려아연의 호주 그린수소 상업운전은 국내 기업 최초의 해외 그린수소 생산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 오만, 삼성물산은 2028년 호주에서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생산된 그린수소는 수소지게차 연료로 사용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의 호주 그린수소 플랜트 목표 생산량은 2030년 28만t이다. 고려아연은 호주 그린수소를 100만t 이상의 암모니아로 전환해 국내로 운송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임팩트, SK가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호주 그린수소 실증 사업을 시작으로 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소 인프라 개발과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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