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웃고 울리는 '실리콘'이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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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웃고 울리는 '실리콘'이 뭐냐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8.25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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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올해 적자, 지난해 상반기 2100억 이익
KCC 로고. 사진=KCC
KCC 로고. 사진=KCC

 

KCC 실적이 부진하다. 주가는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실리콘 사업 부진이 원인으로 곱힌다.KCC는 지난 2019년 미국의 실리콘 업체 '모멘티브머티리얼즈(모멘티브)'를 인수한 후 사업 포트폴리오를건자재·도료 사업 중심에서 실리콘(Silicone)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모멘티브는 미국의 다우듀퐁, 독일 바커 등과 함께 글로벌 실리콘 시장 점유율 톱3 업체다.  실리콘 사업 부문은 지난해 KCC 전체 매출의 54.7%를 차지할 만큼 핵심으로 성장했지만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실리콘 사업에 실적 주가 부진한 KCC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CC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0.05% 내린 19만7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1조 7586억 원에 그쳤다. 이날 종가는 올해 개장 첫날 종가(19만9500원)과 거의 비슷하다. 한때 25만7000원까지 오른 주가는 20만 원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주력인 유기 실리콘 사업 부진에 2분기 영업이익이 45% 감소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KCC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 5883억 원으로 9.5%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673억 원으로 63%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영업이익이 1662억 원으로 47% 감소했다. 매출액은 3조 1532억원으로 7.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518억원으로 75.8% 급감했다. 

정몽진 KCC회장.사진=KCC
정몽진 KCC회장.사진=KCC

이에 대해 KCC 측은 "도료나 건재는 실적이 괜찮으나 실리콘 시장이 좋지 않다"면서 "경기 회복 지연으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실리콘 수요가 적었고 생산성도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KCC는 "건재는 마감재이다 보니 시장의 영향을 받는데까지 시간이 걸린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이전에 수주·확보한 물량"이라면서 "도료는 자동차·선박 전방산업이 좋아 실적이 괜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실리콘 사업부문은 2분기 1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985억 원, 상반기 2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KCC의 수익 성장을 이끈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반면, 건자재와 도료 사업 부문은 각각 476억 원과 48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대비 각각 26.3%, 142% 늘어난 수준이다. 도료 부문은 완성차와 선박 생산량이 늘면서 수요가 대폭 증가했다. 

■유기실리콘, 전방산업 업황에 수익성 요동치는 원자재

유기실리콘은 탄소가 포함된 석유화학제품과 달리 열을 받아도 타지 않아 건축·인테리어뿐 아니라 자동차, 의료, 반도체, 항공산업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쓰이는 원자재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열 관리가 중요한 산업분야를 비롯해 고령자용 의료 기기 같은 성장 산업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유기실리콘은 원재료인 메탈 실리콘(규소)에 메탄올, 탄소, 산소 등의 화학물질을 합성해 만든다. KCC의 실리콘 사업은 실리콘메탈을 사용해 만든 클로로실란에 메탄올을 합성해 실록산을 제조, 생산한다.

KCC는 2019년 미국의 실리콘 업체 '모멘티브머티리얼즈(모멘티브)'를 인수한 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기 실리콘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인수금액은 약 30억 달러(당시 환율 약 3조5000억 원)이었다. 모멘티브는 미국의 다우듀퐁, 독일 바커 등과 함께 글로벌 실리콘 시장 점유율 톱3 업체다. 실리콘 사업 부문은 지난해 KCC 전체 매출의 54.7%를 차지할 만큼 핵심으로 성장했다. 

문제는 유기실리콘 사업의 특징은 원재료인 메탈실리콘·메탄올과 전방 산업 업황에 따라 수익성이 요동친다는 점이다.지난해 KCC 실리콘 사업 실적을 살펴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유기실리콘 사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향 곡선을 그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재료인 메탈실리콘 가격이 상승한데다 중국이 코로나 봉쇄 조치를 해제하자 유기실리콘 재고가 시장에 풀리면서 과잉 공급 상태가 지속된 탓이다. 

KCC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실리콘 수요가 줄어들면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국제경기가 살아나야 실리콘 수요도 함께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하반기부터 국제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서고 중국의 내수 경기 부양책이 나온다면 KCC 실리콘 사업도 회복세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t당 3만 위안안 유기실리콘 평균가격이 1만6000위안으로 하락한 데다 국내·외 경기 부진이 더해져 실리콘 수요 약세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 부양 정책으로 인프라·부동산 투자가 활성화된다면 실리콘 상황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도 "KCC 실리콘 사업 부문은 2분기 범용 시황 부진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성적을 냈다"면서 "메탈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원가 부담이 완화되는 등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는 실리콘 업황 개선이 본격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신용증권은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47만 원을 제시했고 하나증권은 매수의견에 목표주가 28만 원을 제시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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