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의 메시지 "과도한 경제성장 지속시 금리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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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의 메시지 "과도한 경제성장 지속시 금리 올려야"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8.2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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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적인 수준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5일(현지시각) 전 세계에 던진 메시지다. 파월 의장이 약 12분간 한 연설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전한 메시지의 큰 틀을 유지했다.  미국 경제의 성장을 낙관하면서도 경제지표를 기반으로 회의마다 기준 금리의 인상과 동결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뼈대다. 매파(긴축 성향)의 발톱을 드러냈지만 신중한 모습이 묻어 있었다. 주식시장은 환영했고 3대 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잭슨홀에서 미국 경제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CNBC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잭슨홀에서 미국 경제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CNBC 유튜브 캡쳐

"경제, 이렇게 좋으면 금리 올려야"

파월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개막 연설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팬데믹 관련 왜곡이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럼에도 긴축적인 통화정책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 하락한다고 확신하는 초입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2월 5.4%로 정점을 찍었고 7월에는 4.3%로 점차 감소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에서 하락한 것은 반가운 진전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6∼7월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두 달간의 양호한 데이터는 물가가 목표치를 향해 지속해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파월은 그동안 관심을 갖고 지켜본 비주택 부문 근원 서비스 물가에 대해서도 "지난 3~6개월 동안 측정한 인플레이션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고무"이라면서도 "(근원 서비스 물가에서) 고용 부문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려면 추가 진전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5일(현지시각)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CNBC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5일(현지시각)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CNBC 유튜브 캡쳐

■"물가 2%로 낮추려면 노동시장 과열 완화 필요"

파월 의장은 최근 미국 경제 성장세에 대해서는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예상만큼 식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징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지속해서 추세를 넘는 성장이 지속된다는 증거가 계속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갈 위험이 있으며 이는 곧 통화 정책의 추가 긴축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지속 가능하게 낮추려면 추세보다 낮은 경제 성장률과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하다고 파월 의장은 역설했다. 그는 제한적인 통화정책으로 금융여건이 긴축되면서 추세 이하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파월은 이어 "우리는 노동시장 재균형이 지속되고 있다고 기대한다"면서도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이는 역시 통화정책의 반응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노동시장 진정 국면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파월 의장은 Fed의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인 2%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경제계 일각에서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해 2% 물가 목표치를 현 수준보다 올릴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으나, 이를 일축한 것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3.2% 올랐다. 6월(3.0%)보단 상승 폭이 확대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3%)보단 낮았다. 8월 CPI는 오는 9월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Fed는 지난달 25일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0~5.25%에서 연 5.25~5.5%로 0.25%포인트 올렸다. FOMC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를 9월, 11월, 12월 총 3차례 앞두고 있다.

긴축에 무게를 두면서도 신중함이 묻어있는 파월 의장의 이 같은 연설 내용 덕분일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0.73%(247.48포인트) 오른 3만4346.90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에 비해 0.67%(29.40포인트) 상승한 4405.71로 장을 끝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94%(126.67포인트) 뛴 1만3590.65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파월 의장이 지난해 8월 잭슨홀에서 열린 기조연설에서 경기침체를 감수하고라도 물가상승률을 잡겠다는 발언을 한 직후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당시 S&P 500 지수는 하루 만에 3.37% 내리고 두 달간 20%가량 하락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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