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스동서, 유럽 배터리 재활용 기업 BTS 테크놀로지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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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스동서, 유럽 배터리 재활용 기업 BTS 테크놀로지 인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8.28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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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리사이클링 밸류체인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건설업체 아이에스동서가 유럽에 폐배터리 셀·모듈 전처리 공장을 보유한 폴란드의 BTS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인수했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국내외에서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6년 설립한 BTS 테크놀로지는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등에 4개 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환경사업 분야의 재활용 전문기업이다. 폴란드 오스와 지역에 폐배터리 셀·모듈 전처리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며 연내 완공 후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기준 1만2000t, 최대 2만4000t 분량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아이에스동서는 또 국내에 연 7000t 폐배터리 재활용 파쇄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문제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 확대가 자칫 본업인 건설업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주가 약세 요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아이에스동서가 폐배터리리사이클링으로 주목받고 있다. 폐배터리에서 리튬 등 유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아이에스동서는 폐기물에서 전기차의 미래를 본다고 선전한다. 사진=아이에스동서
아이에스동서가 폐배터리리사이클링으로 주목받고 있다. 폐배터리에서 리튬 등 유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아이에스동서는 폐기물에서 전기차의 미래를 본다고 선전한다. 사진=아이에스동서

■폴란드 BTS테크놀러지 인수, 주가 상승 견인할까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이날 오전 10시10분 현재 전거래일(25일)에 비해  3.59% 오른 3만1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4일 BTS테크놀러지 인수를 발표했지만 주가는 6.64% 빠진 3만250원으로거래를 마쳤다. 이어 25일에는 1.16% 반등한 3만600원으로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주가는 증권사들의 목표가격을 크게 밑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19일 배터리 리사이클링의 전과정을 통합한 최초의 기업이라며 아이에스동서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 원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이틀전인 같은달 17일 '폐배터리로 방어하는 주택사업'이라는 보고서에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4만5000원을 17% 하향 제시했다. 이베스트증권은 같은달 3일 2분기 실적 프리뷰에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5만5000원을 제시했다.

아이에스동서 주가가 목표주가까지 가려면 가야할 길이 멀다. BTS테크놀러지 인수가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될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준길 아이에스동서 환경사업부문 대표이사(오른쪽)가 BTS테크놀러지 인수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아이에스동서
이준길 아이에스동서 환경사업부문 대표이사(오른쪽)가 BTS테크놀러지 인수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아이에스동서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3일 오전(현지시각) BTS 테크놀로지 폴란드 오스와(Osla) 공장에서 BTS 테크놀로지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이준길 아이에스동서 환경사업부문 대표이사를 비롯한 두 회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이로써 국내뿐만 아니라 페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과 현지화 초석을 마련하는 한편,  유럽 내 배터리 제조사·전기자동차 제조사들과 함께 유럽 CRMA(핵심원자재법) 정책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이에스동서는 현지 전문인력과 기술력을 갖춘 BTS 테크놀로지 인수를 통해 폴란드 지역을 시작으로 유럽내 배터리 생산 주요 거점 진출과 전처리 공장 건설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유럽 내 현지 자동차 제조사, 재활용 업체들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EoLB(수명 종료 배터리)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 선제 진입함으로써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밸류체인 완성

아이에스동서는 건설과 콘크리트,환경사업을 하고 있는데 최근들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국내 최대 폐차 재활용 기업인 인선모터스가 폐배터리를 수집·운반·해체하고, 아이에스비엠솔루션은 전처리, 파쇄, 블랙매스(Black Mass)를 생산하며 아이에스티엠씨는 후처리, 탄산리튬·전구체 복합액을 생산하고 있다. 블랙매스란 방전·해체된 폐배터리를 전처리 공정을 통해 제조한 검은색 분말로 니켈·코발트·리튬 등이 혼합된 가루다.

전처리 생산능력은 성일하이텍(13만3000t), 에코프로(2만t), 포스코(1만2000t) 다음으로 많다.후처리 생산능력은 성일하이텍(2만1064t), 새빗켐(2만100t), 포스코(1만8500t), 에코프로(1만2000t)보다 많다. 아이에스티엠씨의 1공장과 2공장은 전처리 공정을 맡아 블랙파우드, 블랙매스, 탄산리튬을 생산하고,  2022년 준공된 3공장은 후처리를 맡아 NCM 솔루션을 생산한다.  

100% 자회사인 아이에스비엠솔루션은 폐배터리 재활용 업계 최초로 수도권 지역인 경기도 화성에서 연간 7000t 분량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전처리(파쇄) 공장을 연내 준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부지 규모가 8250㎡에 이른다. 국내 폐배터리 전처리 시설 중 최초로 자동차에서 나온 폐배터리 처리를 위한 전용 공장이다. 재료 투입부터 블랙매스 생산까지 한 번에 처리되는 일괄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최첨단 공장이다.

이 공장은 내년 1분기 정식 가동에 들어갈 예정으로 있다. 이 공장의 전처리 설비는 폐배터리 파쇄 시 발생할 수 있는 폭발이나 화재 위험성을 배제하기 위해 전해액 제거를 위한 특수 공정이 추가됐다.

회사 측은 "고온건조를 통해 배터리 내 분리막과 바인더 등 불순물을 제거해 순도 높은 블랙매스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안정성을 높이고 인력 투입을 최소화해 생산 공정의 효율을 극대화한 점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의 최보영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18일 펴낸 보고서에서 "2023년 하반기 이차전지 산업의 숨고르기 시기에 중장기로 도약할 수 있는 산업군을 본다면 그것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일 것"이라면서 성일하이텍, 새빗켐과 더불어 아이에스동서를 지목했다.  최보영 수석연구원은 아이에스동서의 연간 전처리 생산능력을 4600t, 후처리 생산능력을 2만 8720t으로 평가한다.NCM복합액이 1만8000t으로 가장 많고 이어 CNM복합염 9000t,탄산리튬 1200t, 인산리튬 520t 등이다.

삼성증권의 이경자 팀장은 "티엠씨 인수로 배터리 리사이클링의 밸류체인을 완성했으며 인선모터스로 수거 네트워크를 내재화했다"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인선모터스는 전기차와 수소차 해체기술을 보유한 유일의 기업으로 연 4000t의 폐배터리를 방전, 해체하고 있다"면서 "방전과 해체 경험이 풍부한 인선모터스는 중요한 연료 조달처이며 이는 곧 아이에스 동서가 다른 리사이클러와 차별화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권혁운 회장 일가 100% 지배 아이에스지주 계열사

아이에스동서는 반도홀딩스 권홍사 회장의 친동생인 권혁운 회장이 이끄는 아이에스지주 회사 계열사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 현황에 따르면, 아이에스지주는 자산 기준으로 올해 75위에 오른 기업집단이다. 자산총액은 5조613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자산 규모가 2700억 원 늘어났다. 

아이에스지주 아래에는 건설회사 아이에스동서, 국내 건설 폐기물 처리 1위 업체 인선이엔티, 이차전지 금속폐기물 처리업체 타운마이닝캄파니(TMC),하수·폐수처리시설 EPC(설계·조달·시공) 전문업체 환경에너지솔루션,면직물 제조 관련 계열사인 ㈜티씨 등이 포진해 있다. 상장사는 아이에스동서와 인선이엔티 등 두 곳 뿐이다. 

아이에스지주는 권혁운 회장 일가가 100% 소유한 기업이다. 권혁운 회장이 지분 56.3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장남인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과 장녀 권지혜 내일을 사는 사람들 대표도 30.6%와 13.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 2784억 4000만 원, 영업이익은 3450억 8000만 원이었다. 이중 환경·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매출은 2020년 2085억 원에서 지난해 4227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고 관련 자산 총액도 4862억 원에서 6427억 원으로 32.2% 증가했다. 환경 부문은 기존 주력인 건설·콘크리트와 함께 핵심 매출원으로 자리매김 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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