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90달러 돌파...글로벌 인플레이션 재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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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90달러 돌파...글로벌 인플레이션 재현하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9.06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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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협조감산 연장에 따른 공급부족 우려에 8거래일 연속 상승

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체 감산 연장과 러시아의 수출제한 발표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로써 국제유가는 8거래일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가상승은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국내 소비자물가를 올리는 단초가 된다. 금리인상 사이클의 막바지 단계에 이른 각국 중앙은행들이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다시 죄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정책당국과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반면, 정유사들에게는 정제마진을 높이는 만큼 수익성 개선의 기회가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협조감산을 연장하기로 한 영향으로 8거래일째 상승했다. 특히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사진=한국석유공사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협조감산을 연장하기로 한 영향으로 8거래일째 상승했다. 특히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사진=한국석유공사

이날 선물시장인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은 전거래일보다 1.3%(1.14달러) 오른 배럴당 86.69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올해 최고치이자 지난 2022년 11월 15일 이후 최고치다.

WTI는올해 들어 이날까지 6.43달러(8.01%) 올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도 전거래일에 비해 1.6%(1.39달러) 오른 배럴당 90.39달러에 거래됐다. 브랜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공급 부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최대 산유국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자체 감산을 연장한다고 발표하면서 공급부족 우려가 부각됐다. 

사우디는 하루 100만 배럴의 자체감산을, 러시아는 하루 30만 배럴의 원유수출 제한을 올해 12월 말까지 석달간 연장하기로 했다. 사우디 국영통신 SPA는 이날 사우디 정부가 자체 감산을 달마다 재검토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감산의 확대와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는 지난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을 자체 감산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사우디의 산유량은 10월부터하루 900만 배럴 수준으로 내려간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석유시장의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원유수출을 30만 배럴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노박 부총리는 러시아의 원유 생산 감축이나 확대를 검토할 수 있도록 수출제한을 달마다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앞서 8월에 원유수출을 하루 50만 배럴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주도국이다. 이들 산유국들은 하루 166만 배럴의 협조 감산을 2024년 말까지 연장키로 합의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자체 감선을 이 OPEC+의 감산과는 별도로 단행하면서 공급량을 계속 줄이고 있다. 목표는 국제유가 상승이다.  

사우디는 경제 다각화를 위한 국가 프로젝트 수행을 뒷받침 하기 위해 원유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감산과 유가 하락은 재정수입 감소에 이어 국내총생산(GDP) 하락으로 이어졌다. 사우디 성장률은 1분기에 전분기 대비 3.8%에서 2분기에는 1.1%로 뚝 떨어졌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1.2%나 쪼그라들었다. 사우디가 유가 상승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제유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국제유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의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산 원유가격에 상한을 설정해 러시아의 원유판매 수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현재 러시아산 원유는 상한가격을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대해 RBC캐피탈마켓츠의 핼마 크로프트 분석가는  "사우디는 지난달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감산결정을 예고했지만 하지만 많은 시장참가자들이 의표를 찔렸다"면서 "사우디의 압둘아지스 빈살만 에너지장관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할 의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분석가는 "OPEC+는 세계 경제에 대한 비용에 상관없이 석유 시장을 타이트하게 유지하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서 "사우디와 러시아도 같은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하반기에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회복에 따라 공급 조임은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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