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에 에쓰오일 등 '정유주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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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에 에쓰오일 등 '정유주 들썩'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9.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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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를 올리고 국내 소비자물가를 자극해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지 조치인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는 요인이 되는 만큼 정책당국자들에게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정유사들의 수입증대와 이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은 주가상승을 가져온다.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  GS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석유메이저 세브런과 엑슨모빌도 상승세다. 유가에 영향을 받는 조선사들도 관심대상이 될 전망이다.

ICE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 감산합의 연장으로 오름세다.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개선 등으로 유가상승은 투자자들에겐 호재로 인식된다. 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ICE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 감산합의 연장으로 오름세다.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개선 등으로 유가상승은 투자자들에겐 호재로 인식된다. 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 10거래일 만에 하락, 여전히 고공행진

국제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의 원유 감산(減産) 연장 충격에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최근 3개월 사이 29%나 올랐다. 더구나 앞으로 더 뛸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유가는 7일(현지시각)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10거래일 만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0.8%(0.67달러) 하락한 배럴당 86.87달러에 마감됐다.  전날 WTI 종가는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최고치였다. 올해 들어 유가는 8.2% 상승했다.

같은 시각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 선물은 0.8%(0.74) 내린 배럴당 89.86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하락반전한 것은 미국의 원유재고가 감소했지만 9거래일 연속 상승한데 따른 고점부담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수출입 지표는 유가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8월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0.9% 급증했지만, 수출이 8.8% 감소하며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키웠다. 미국 내 원유 재고 감소 소식은 유가 하락 폭을 제한했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4주 연속 감소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630만7000 배럴 감소한 4억1663만7000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원유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10만배럴 감소보다 더 많이 줄어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 정책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도 하루 30만배럴의 석유 수출 규모 감소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올해 내내 유지되던 60달러 상단~80달러 하단 범위의 박스권에서 벗어나 연중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기술적 전망이 강세로 전환됐다며 사우디와 러시아의 공급 축소 연장이 새로운 유가 랠리를 떠받치는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가 강세장이 펼쳐질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연말에 배럴당 107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유가가 이처럼 고공행진 하면서 정유사들에 대한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통상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정유사엔 호재로 인식된다. 미리 구입해둔 원유 재고의 평가 가치가 높아져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또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값 등을 뺀 정제 마진이 상승해 수익성도 높아진다. 정유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정제 마진은 배럴당 12.7달러로 7월(6.6달러)의 2배로 뛰었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이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에쓰오일 등 정유주 들썩

최근 유가 상승에 국내 정유사들의 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에쓰오일과 GS 주가가 최근 일주일 사이에  각각 4.9%, 3.3% 올랐다. 증권가는 정유 업종의 하반기 실적 개선을 점치고 있다.

국내 정유사인 에쓰오일 본사와 울산 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국내 정유사인 에쓰오일 본사와 울산 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 주가는 8월에는 하락한 거래일이 많았지만 9월 들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일 0.27%, 4일 5.46% 상승했다가 5일 0.39% 빠졌다. 6일과 7일 각각 0.91%, 0.39% 상승해 주가는 7민7900원으로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9월들어서도 좀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4일(1.99%) 오른 것을 제외하면 전부 내렸다. 이날은 1.03% 빠져 17만2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GS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날 0.76% 밀린 3만9100원으로 마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8일 에쓰오일에 대해 유가와 정제마진 상승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50% 웃돌 전망이라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정제마진이 연이어 상승하고 있다"면서 "두바이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기며 연고점을 경신했고 정제마진도 직전 고점인 2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타이트한 공급 환경이 정제마진 강세를 뒷받침한단 게 그의 의견이다.

앞서 유안타증권은 5일 에쓰오일이 3분기 서프라이즈 실적이 가능하다며 목표가 11만 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2분기 배럴당 77.6달러 → 3분기 83달러)과 정제마진 회복(2분기 0.9달러 → 3분기 7.9달러) 등 쌍끌이 덕택에 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년 4833억 원에 이르는 등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2% 증가한 7838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한 9조 2700억 원을 예상했다.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5조 7730억 원, 1조7344억 원을 예상했다.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2조4460억 원, 3좋4052억 원이었다.

이밖에 국내에서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가 상승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데다, 증시에 상장돼 있어 손쉽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고유가 환경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정유, 조선·기계 등의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6일 모든 ETF를 통틀어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 1·2위가 모두 원유 관련 종목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H)’이 6.35%,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원유선물Enhanced(H)’이 6.31%로 나란히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종목들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0%가 넘는다.

유가가 오를 때 두 배로 수익을 내는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도 고공 행진 중이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N 1위부터 10위가 모두 원유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이 기간 '하나S&P레버리지WTI원유선물ETN'이 46.05%,'삼성레버리지WTI원유선물ETN'이 45.11%% 올랐다. 레버리지 상품은 유가가 떨어지면 손실 폭이 두 배로 크다는 점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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