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90달러 재돌파...100달러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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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90달러 재돌파...100달러 가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9.09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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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내년 12월 배럴당 107달러 전망

국제유가가 원유공급 부족 우려 등에 하룻만에 반등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달시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가 계속 상승하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높아지고 수익성이 개선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이에 대응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를 더 오랫 동안 더 높이 유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과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8일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CNews DB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과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8일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CNews DB

8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0.74%(0.64달러) 오른 배럴당 87.51달러로 마감됐다. WTI는 지난 11거래일 중에서 10거래일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WTI 선물은 이번 주(4~8일)에만 2.29% 올랐다. 주긴 기준으로 2주 연속 상승했으며 2주간 상승률은 9.62%에 이른다.  2주간 상승률은 올해 4월 6일로 끝난 주간 이후 최대다. 

같은 시각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0.73%(0.66달러) 오른 배럴당 90.59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중동 최대 산유국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사실상 주도하는 사우디의 하루 100만 배럴 자체감산 유지 등 영향으로 원유공급 부족우려가 강해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우디는 원유 자체감산을 12월까지 연장키로 한데다 러시아도 연말까지 원유수출을 30만 배럴 줄인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 등 주요국들의 경제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중국도 경기 둔화에 대응해 각종 부양책을 꺼내 들면서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우려는 불식됐다. 

이에 따라 유가가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내년 말까지, 특히 미국 대선 무렵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 잡지 포춘이 7일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고객 서한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내년 12월에 배럴당 107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주요 산유국들이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지만 현재의 자발적 감산 탓에 우발 상승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에도 원유 수요가 줄징 않는 것도 유가를 떠받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연내 하루 원유수요가 1억200만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고 조 바이든 행정부는 유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지난 4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된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할 수 없는 처지다.

유가 상승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미국 가계는 팬데믹 기간에 저축을 거의 소진한데다 학자금 융자 상환 시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4분기에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공산도 있다. 

각국은 고물가에 시달릴 수도 있다.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를 억제해 경제 연착륙을 낙관해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도 고유가 지속시 고금리 정책을 계속 펼칠 수밖에 없다.지난해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하자 Fed는 기준금리를 11회 인상해 연방기금(FF)금리는 현재 5.25~5.5%로 올라섰다. 

유가 오름세로 Fed가 추진해온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  2%로 내리는 게 어려워질 수도 있다.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9월 미국의 소비자물자지수(CPI)가 3.9% 상승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해 6월 9.1%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은 미국 물가는 그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6월 3%까지 떨어졌다가 7월에는 3.2%로 다시 소폭 올랐다.

산유국들의 감산은 바이든 행정부와 Fed는 물론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유가의 향방은 OPEC+(플러스) 참여 산유국 중 9개국이 지난 4월에 합의한 하루 170만 배럴 감산을 내년까지 연장할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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