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설탕·쌀가격 상승세...유엔 식량가격지수는 한 달 만에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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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설탕·쌀가격 상승세...유엔 식량가격지수는 한 달 만에 내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9.09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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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종료와 세계 이상 기후 영향으로 상승한  세계식량가격 지수가 한 달 만인 8일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쌀과 설탕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쌀은 인도의 바스마티 외 백미 수출 금지 조치 이후 가격이 오르고 있고 설탕은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여건 악화로 가격이 두 달 연속 내렸다가 상승으로 전환했다. 설탕은 각종 식자재로 쓰이는 것은 물론 소독재의 원료로 사용된다. 

엘니뇨 현상으로 설탕의 원재료가 되는 사탕수수 생산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염려되면서 국제 설탕 가격지수가 8월 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설탕수출국인 브라질의 사탕수수밭에서 농부가 사탕수수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유엔식량농업기구(FAO)
엘니뇨 현상으로 설탕의 원재료가 되는 사탕수수 생산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염려되면서 국제 설탕 가격지수가 8월 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설탕수출국인 브라질의 사탕수수밭에서 농부가 사탕수수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8일(현지시각) 8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24.0)보다 2.1% 하락한 121.4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95개)을 조사해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달마다 작성해 발표한다. 2014~2016년 평균값을 100으로 이보다 높으면 인상, 낮으면 하락으로 평가한다.

식량가격지수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한 2020년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후 치솟기 시작해 3월 역대 최고치(159.7)를 기록했다.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 올해 4월(127.7) 이후로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8월 지수는 지난해 3월 정점에 비해 24% 낮은 수준이다.

설탕(1.3%)을 제외한 곡물지수와 유지류지수, 육류지수, 유제품 지수는 하락했다. 

세계곡물가격지수 추이. 사진=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곡물가격지수 추이. 사진=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곡물 지수는 125로 전월(125.9) 대비 0.7% 떨어졌다. 지난 7월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종료로 불안한 국제 밀 가격은 주요 수출국에서 수확이 이뤄지면서 3.8% 하락했다. 옥수수도 브라질의 역대 최대 수확량에 이어 미국에서도 수확을 개시하면서 공급증가로 가격이 낮아졌다.

국제 쌀 가격 지수는 세계 쌀 시장이 40%를 차지하는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7월20일 바스마티 외 인디카(장립종) 쌀 수출 제한 조치를 단행하면서 공급부족으로 9.8% 상승했다. 쌀 수출금지  지속 불확실성, 수출제한 관련 염려로 공급 사슬 참여자들은 재고를 보유하거나 계약을 재협상하고 가격 제시를 중단하면서 거래는 소규모에 그쳤다고 FAO는 밝혔다.

7월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며 폭등한 유지류는 125.8로 전월(129.8) 대비 3.1% 하락했다. 7월에는 12.1% 급등했다. 식용유와 화장품 등의 원료로 쓰이는 팜오일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주요 생산국의 산출 증가와 국제 수요 감소가 맞물려 가격이 하락했다.

해바라기씨유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등 주요 수출국의 공급 증가와 국제 수요 저하에 따라 가격이 약 8% 하락했다. 

대두유 가격은 미국의 수확 여건 개선 덕분에 하락했다. 유채씨유 역시 수출 물량이 충분해지면서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이탈리아 목장에서 소들이 먹이를 먹고 있다. 사진=유엔식량농업기구(FAO)
이탈리아 목장에서 소들이 먹이를 먹고 있다. 사진=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육류(114.6)는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 감소와 호주의 수출용 공급량 확대가 맞물려 3% 내렸다. 닭 등 가금육은 동아시아와 중동 지역 수입 증가에도 브라질의 공급이 충분해 가격이 떨어졌다. 쇠고기는 동북아시아 지역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주요 생산국에서 도축용 소가 충분히 공급되면서 가격 하향세를 보였다.

유제품(111.3)은 오세아니아 지역 우유 공급 확대와 국제 수요가 줄면서 0.4% 하락,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가격이 크게 뛰다 5월을 정점으로 두 달 연속 하락내린 설탕가격지수(148.2)는 이상 기후 탓에 생산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1.9% 상승 전환했다. 1년 전에 비하면 무려 34.1% 상승했다. 엘니뇨 현상으로 사탕수수 수확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염려에다 평년수준을 밑도는 인도의 강수량, 태국의 건조한 날씨 지속 탓에 사탕수수 성장이 차질을 빚은 결과로 풀이된다. 막 시작한 브라질의 대귬호 사탕수수 수확과 에탄올 가격 하락, 미국 달러화와 견준 브라질 통화 헤알화 약세 덕분에 상승폭은 제한됐다고 FAO는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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